만희네 집 - 30주년 기념판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1
권윤덕 글 그림 / 길벗어린이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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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는 서포터즈 모집 이벤트에 당첨돼 길벗어린이에서 제공받았습니다.>

어린 시절 어떤 집에서 살았나요?
저는 낮은 슬레이트 지붕에 큰 마루가 있고 부엌을 가운데 두고 큰방과 작은방 그리고 광이 있는 위채와 소를 키우던 외양간과 곳간과 작은방이 있던 아래채가 있는 집에서 자랐습니다.

아침이면 아버지가 싸리 빗자루로 넓은 마당을 쓰는 소리에 잠을 깼고, 대문이 없는 집은 누구나 편안하게 드나들었습니다.
경칩이 지나면 아버지가 수돗가 옆에 있는 꽃밭을 삽으로 뒤집으면 겨울잠 자던 개구리가 튀어나오기도 했지요.

병을 꽂아 경계를 지은 꽃밭에 할머니는 모아두었던 꽃씨를 뿌렸는데 언제쯤 싹이 틀지 매일 들여다봤습니다.
이제는 기억 속에만 있는 고향집과 그리운 얼굴들을 떠오르게 하는 <만희네 집>이 30주년 기념판이 새롭게 출간되었습니다.

좁은 연립 주택에서 살던 만희네는 동네에서 나무와 꽃이 가장 많은 할머니 댁으로 이사를 갑니다.
오래된 물건이 많은 안방과 맛있는 냄새와 이야기 소리가 끊이지 않는 부엌, 그리고 어둡고 서늘한 광이 있습니다.
광 위의 장독대를 만들고 뒤꼍에는 가마솥이 있고 앞뜰 화단에는 온갖 꽃들이 가득합니다.

어린 시절 만희가 살고 있는 집과 꼭 같은 집에서 살지 않았더라도 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시고 언제던 친구들을 불러 놀던 그 시절이 떠오릅니다.
아빠 방에서 나던 책 냄새와 엄마 냄새만큼 고소한 이불에서 나는 햇빛 냄새가 어떤 냄새인지 알기에 더욱 그리워집니다.

만희네 집 전경이 그려졌던 표지가 30년이 지난 지금의 만희네 집을 그린 2026년 출간 예정인 <만희네 꽃밭>의 한 장면이라 더 의미가 있습니다.
좌우 페이지가 180도로 완전히 펼쳐지는 노출 제본의 고급스러움도 좋고 <만희네 집>을 그릴 당시의 작가님 사정과 이야기는 오랜 친구의 안부를 듣는 기분이 들어 마음이 저도 모르게 울렁거립니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시절이기에 더 그립고 그리워집니다.
흐르는 시간 속에 변하고 잊혔던 시절의 한 자락을 다시 떠오르게 하는 그림책이 앞으로도 오래도록 우리와 함께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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