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앤 리즌 3호 : 블랙코미디 라임 앤 리즌 3
오산하.이철용.황벼리 지음 / 김영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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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는 비채 서포터즈 활동 중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라임 앤 리즈 시리즈는, 혼란스러운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일종의 색안경이자 문화적 충분조건으로 ‘장르‘를 설정하고, 이를 입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시도를 담고자 한다.
(책날개의 시리즈 소개 글 중)
<블랙 코미디>는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로 다양한 분야의 글을 쓰는 작가들의 여러 형식의 글을 접할 수 있다.

시를 쓰는 오산하 작가는 ’네버 네버 스마일 라이프‘를 통해 짧은 소설과 시로 블랙 코미디에 대한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눈을 떴을 때, 초마다의 삶 초마다의 죽음 앞에서 네모난 큐 카드를 든 코미디언이 되어 있’는 작가의 이야기는 단 몇 줄로 요약할 수는 없지만 작가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지는 느껴진다.
짤막한 이야기 중 가장 기억에 오래 남은 소설은 가장 현실감이 없는 이야기이지만 가장 현실감 있게 느껴지는 ’좀비 사태가 벌어져도 이사를 해야 한다‘ 다.
원룸에서 첫 투룸 전세로 이사 가는 날, 세상에 좀비 바이러스가 창궐해 사람들이 죽어가고 지구가 멸망해도 도로 위를 달려 내 집을 찾아가는 집념에 괜히 숙연해진다.

이철용 극작가의 ’로 파티 Low Party’는 예수를 배신한 유다와 사탄, 그리고 욥이 등장하는 희곡이다.
한자리에 어울리는 게 자연스럽지 않은 인물들은 느닷없이 사랑을 갈구하고 청혼을 하고 부조리극 형식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황벼리 만화가는 자살 바위에 갑자기 출현한 ‘속삭이는 귀’에 대해 이야기한다.
진실만을 속삭일 수 있는 귀는 온 세상에 알려지고 TV 토론 프로는 물론 정치인, 연예인이 찾는 명소가 되지만 남들보다 조금 큰 귀를 가진 ‘울타리‘는 친구들의 따돌림과 조롱을 당한다.

블랙 코미디의 사전적 의미는 “부조리극, 자학, 절망, 잔인한 광경, 죽음, 삶의 아이러니 같은 어두운 소재 및 윤리, 경제, 역사, 국제사회 등 여러 소재를 과장하거나 익살스럽게 풍자하는 유머를 일컫는 말. 쉽게 말하면 뭔가 웃으면 안 되는 상황에서 웃긴 상황. "웃프다"와도 비슷하지만 블랙 코미디는 이와는 달리 보통 극단적이거나 사회적/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경우를 다룬다.”(나무 위키)라고 서술됐지만 한마디로 간결하게 정의 내리기는 쉽지 않다.

어떤 사람들은 블랙 코미디에 크게 웃을 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웃을 수 없는 경우도 있고 그 유머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 또한 있는 것처럼 얇은 책에 담긴 블랙 코미디에 모두 웃을 수도 없었고 다 이해하지도 못했다.
중간중간 혹시 잘못 읽거나 놓친 게 있나 싶어 다시 돌아가 읽은 이야기도 있어 형편없는 문해력에 탄식을 내뱉기도 했다.
그러다 문득 어떤 코미디든 모든 사람을 웃게 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서 나 역시 이 책을 이해한 만큼 웃었다면 그만이지 않나 싶다.
새로운 도전을 했고, 끝까지 완독했고, 쓴웃음을 지으며 읽었던 이야기도 있었다는 데 만족하며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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