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성의 마법사
루이스 새커 지음, 김영선 옮김 / 창비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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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는 창비에서 진행한 이벤트에 당첨돼 제공받았습니다.>

‘루이스 새커‘에게 미국 어린이문학 최고 영예인 뉴베리상을 안겼던 <구덩이>는 억울한 누명을 쓴 소년이 소년원에 갇혀 영문도 모른 채 끝없이 구덩이를 파는 이야기이다.
신작 <호랑이성의 마법사>는 철저하게 계층이 나눠진 르네상스 시대의 아름다운 두 젊은이의 사랑과 그들을 돕는 마법사가 함께하는 긴 여정을 그린 판타지 소설이다.

에스콰베타 왕국의 궁전 마법사 아나톨은 재무장관의 명령으로 검은 모래를 금으로 바꾸는 방법을 찾기 위해 연구에 매진한다.
그러던 중 십이 년 전에 약조된 에스콰베타의 툴리아 공주와 옥사타니아의 달림플 왕자의 결혼식을 앞두고 공주가 왕실의 견습 필경사 피토와 사랑에 빠지면서 결혼을 완강히 거부한다.

재정 상태가 어려운 왕국이 선택한 정략결혼이기에 어떻게 해서든지 공주의 마음을 돌리기위해 노력하는 한편 필경사 피토를 지하 감옥에 가둔다.
왕은 피토를 처형할 계획을 세우고 아나톨에게는 툴리아 공주를 순종하게 할 물약을 만들 것을 명령한다.

왕의 계획을 알게 된 공주는 피토를 구해 달라는 부탁을 하고 아나톨은 공주와 피토를 동시에 구하는 방법은 서로 사랑한다는 기억을 잊어버리게 하는 물약을 만드는 것만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실험은 수차례 실패를 거듭하며 피토는 죽을 고비를 넘기지만 지하 감옥에서 피토와 아나톨의 우정은 깊어 간다.

자신을 오백 년 전 호랑이성의 위대한 마법사 아나톨이라고 칭하는 미국인 관광객이 성을 돌아보며 1523년의 호랑이성을 회상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가이드보다 성의 이모저모를 더 상세하게 알고 있는 그의 정체가 궁금해질 즈음 그가 밝히는 오백 년 전의 생생한 경험은 몰임감 있게 소설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거듭 실패하는 물약 제조 과정과 촉박하게 다가오는 결혼식 날짜는 가슴을 조마조마하게 하고 달림플 왕자와 아나톨의 악연이 밝혀지는 순간 복수를 응원하게 된다.
어렵게 왕국을 벗어나지만 순탄하지 않은 도피 과정은 겨울 추위가 느껴질 만큼 고약스럽지만 용감하고 당차게 자신의 길을 개척해 가는 진취적인 공주의 모습은 더없이 사랑스럽다.

아동용 동화로 구분된 소설이지만 어른이 읽어도 충분히 흥미롭다.
특히 툴리아 공주의 까탈스럽지만 어려움 앞에서는 누구보다 당당하게 헤쳐나가는 모습은 전형적인 공주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라 더 흥미롭다.
소설 다 읽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소설의 처음을 다시 읽어보면 판타지지만 소설의 아귀가 얼마나 잘 맞는지 알게 돼 더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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