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이라 그랬어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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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된 지 십 년이 넘은 작가의 소설집 #비행운 을 읽으며 비행운(非幸運)의 연속인 등장인물들이 십여 년이 지난 현재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궁금했다.
2019년과 2024년도 발표된 소설 속 인물 중에는 홈 파티에 참석하고 해외로 한 달살이를 떠나는 이들도 있지만 아쉽게도 누군가는 여전히 주거 불안에 떨고 돌봄 문제로 경력이 단절되기도 한다.

<홈 파티> 속 호스트인 ‘계산이 정확하신’ 오대표보다는 초대받았지만, 물 위에 기름처럼 제대로 섞이지 못하는 이연과 <숲속 작은 집>의 남편 ‘지호’처럼 세상을 꼬지 않고 천진하게만 보지 못하는 ’나‘가 이해되고 <좋은 이웃> 의 ’나’처럼 기회를 잡지 못한 쪽에 가까운 까닭에 시우네를 마냥 축하하지 못하는 ‘나‘의 심정이 어떤 것에서 기인한 것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7편의 소설 속 인물들은 세상을 열심히는 살지만 쉽고 편하게는 살지 못하고 있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팍팍한 이들에게 가만히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라고 묻는 듯한 마지막 이야기 <빗방울처럼>은 그래도 살아가라고 말해 줘서 첫 소설을 읽을 때의 마음보다는 단단하게 힘을 얻을 수 있었다.

얼마 전 우연히 오래 전 방영됐던 방송 프로의 쇼츠를 본 적이 있다.
아이들에게 부자지만 바쁜 부모님과 가난하지만 가정적인 부모님 중 어떤 부모님을 선택하냐는 질문에 쇼츠에 나온 아이들은 모두 부자 부모를 선택했다.
적잖이 충격적이었고 그게 현실이라 더 슬프기도 했다.

소설 속 인물들의 문제도 부자였다면 생기지 않았을까 반문하며 그렇다면 그들은 다른 문제로 고민했을 거라고 생각하다가 위안 삼을 게 그것밖에 없나 싶어 참 한심하다 싶기도 한다.
세상의 문제를 제대로 꼬집는 작가의 소설은 선명했고 내 마음속에도 분명 들어있는 감정이라 공감하며 읽었다.
앞으로도 계속 찾아 읽을 작가 중 한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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