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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빡이면 어때 ㅣ 쪽빛그림책 3
쓰치다 노부코 지음, 김정화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어른들 눈에는 뭐 그까지 것쯤이야 하고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일이 아이에게는 크나큰 상처로 남는 수가 있습니다.
우리 아들만 보더라도 엄마 눈엔 아무렇지 않은 점을 아이들이 놀린다는 이유로 몇 날을 고민하고 힘들어 했는지 모릅니다.
다행히 지금은 아들의 상징이 되었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요.
그런 아들을 보면서 아무리 많은 사람의 위로와 격려, 그리고 멋진 해결책을 제시한다 해도 아이 스스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일곱 살 데코의 이야기를 읽으며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는 게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다시 한 번 느끼게 됩니다.
데코는 엄마가 잘라준 머리가 맘에 안 듭니다.
짧게 자른 머리 때문에 앞이마가 더 툭 튀와 보이자 다들 마빡이라고 웃음을 터뜨리지요.
그러자 그 좋아하는 시장 나들이도 즐겁지 않고 귀엽다고 하는 소리도 모두 놀리는 것만 같았습니다.
고양이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 걸어보기도 하고 오빠는 넓은 이마에 눈을 하나 더 그려 넣기도 합니다.
머리 때문에 잠도 편하게 잘 수 없었던 데코에게 언니는 데코 맘에 쏙 드는 이마가 되라는 기가 막힌 주문을 걸어주지요.
밝은 색감의 그림이 따뜻한 이야기와 잘 맞아 떨어지는 그림책입니다.
과장된 그림 또한 귀여운 데코의 모습을 잘 나타내고 있어 그림 보는 재미를 더해주고 있지요.
어떤 사람의 칭찬에도 도통 마음을 열지 않던 데코에게 7살 아이의 눈높이로 다가가 문제를 해결해 주는 언니의 지혜가 사랑스럽네요.
그림만으로도 단박에 일본 그림책임을 한 눈에 알 수 있지만 데코를 따라하는 유치원 친구들의 모습을 보며 세계 어디를 가나 어린이들의 마음이 비슷한 것 같아 저절로 웃음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