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도서는 비채 서포터즈 활동 중 제공받았습니다.>”호러의 귀재 기시 유스케가 10년에 걸쳐 그려낸 작품“(p356)인 비 시리즈의 첫 번 #가을비이야기 는 일본 설화문학의 진수로 꼽히는 에도시대의 고전 <우게쓰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이야기로 운명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물들의 절망과 쓸쓸함을 맛볼 수 있었다.이번에 찾아온 #여름비이야기 는 전작과는 다르게 인간의 악의와 그에 따른 공포와 형벌에 관한 이야기들로 채워진다.<5월의 어둠>비 오는 어느 날 은퇴한 노 교사 사쿠타에게 중학교 때 하이쿠부에서 활동했다는 옛 제자가 찾아와 죽은 오빠가 유작으로 남긴 시집의 하이쿠를 해석해 달라는 부탁을 한다.하이쿠 부의 지도 교사로 활동했던 사쿠타지만 치매를 앓고 있는 지금은 많은 것을 잊은 채로 살아가는 처지지만 웬일인지 옛 제자가 건넨 시들이 낯설지 않게 느껴진다.<보쿠토 기담>1930년 대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로 요시타케는 우연히 들른 카페에서 나비가 그려진 유리그릇을 본 후 검은 나비 꿈꾸기 시작한다.다시 찾은 카페에서 나오는 길에 지저분한 수험자 복장의 사내를 만나게 되고 꿈속에 나타나는 나비가 지옥으로 이끌 것이라 경고한다.<버섯>공업 디자이너인 스기하라는 할아버지의 유산으로 한적한 시골에 단독 주택을 구매 후 가족과 평온한 삶을 살고 있다.어느 날 아내는 부부 싸움 후 아들과 집을 나가고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학자인 사촌 형 쓰루다가 스기하라의 집을 찾았을 때는 다른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 버섯이 온 집안을 차지하고 있다는 말을 듣게 된다.하이쿠, 곤충, 버섯을 기반으로 쓴 소설은 시대는 서로 다르지만, 비 내리는 날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선뜩한 공포를 느끼게 한다.특히 익숙하지 않은 일본의 정형시인 하이쿠를 소재로 한 <5월의 어둠>은 계절성을 나타내는 시어를 짚어가며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가는 과정은 어렵지만 신선하게 느껴진다.세 편의 소설은 공통점이 전혀 없는 소재들이 등장하지만 모두 인간의 추악함과 악의를 다루고 있고 범죄를 저질른 이들이 스스로 파멸의 길로 빠져드는 걸 보게 한다.끊임없는 기억의 굴레에 빠진 남자와 향락에 빠져 죄를 저지른 남자, 그리고 재물에 눈이 먼 남자의 잔혹함의 끝은 그들이 저지른 죄의 크기만큼 죗값을 충분히 받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하늘은 무심하지 않다는 뜻을 되새기기에는 충분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