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보다 : 가을 2025 소설 보다
서장원.이유리.정기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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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네 권씩 출간되는 <소설 보다>는 ‘이 계절의 소설‘ 선정작(문지문학상 후보작)을 묶은 단행본 시리즈다.
계절의 리듬에 따라, 젊고 개성 넘치는 3인의 작가 소설이 실린 가을호를 만난다.

서정원 작가의 <히데오>는 선후배인 ’나‘와 ’히데오‘의 이야기다.
히데오는 나와 특별한 사이가 아님에도 일본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는 사실과 부모의 이혼 후 한국에서 살고 있다는 비밀을 말해 준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히데오에게 특별한 감정을 갖게 되지만 히데오는 나와는 다른 감정으로 대한다.
소설은 속도가 다른 남녀의 사랑 이야기로도 읽히고 자신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이제 더 이상 히데오가 아닌 히데오”(p38)가 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유리 작가의 <두정랜드>는 두정랜드에서 아르바이트하고 있는 ’나’는 서울에서 대학에 다니는 휴학생이라고 사람들에게 말하지만 사실은 대학을 다닌 적이 없다.
함께 일하는 ‘연두‘에게조차 자신의 진짜 모습을 숨기는 ’나‘는 연두의 남자 친구 이야기를 듣는 순간 연두보다 자신이 우위에 있다는 생각이 틀렸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현재를 살고 있는 젊은이들의 불안과 막연한 서울에 대한 동경이 짠하다.

정기현 작가의 <공부를 하자 그리고 시험을 보자>의 외고 입시를 준비 중인 전교 1등 승주는 아무도 모르게 작은 일탈을 한다.
그리고 그 일탈은 학교의 불량 청소년 무리인 버들치에게 들키게 되고 어쩔 수 없이 그들과 어울리게 된다.
등장인물이 중 3이라는 설정이 썩 유쾌하지는 않지만 실제 어디에선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 못 할 것이다.

매번 계절이 바뀌면 기다려지는 <소설 보다> ‘가을 2025‘가 가을보다 먼저 왔다.
낯익은 이름의 작가들이라 더 반가웠고, 소설들은 꽤 재미있다.
특히 이유리 작가의 두정랜드는 소설 속 ’나‘와 같은 불안한 미래에 두려워하면서도 현실을 애써 눈감아버리는 걸 선택하는 모습이 실제 나에게도 있는 모습이기에 뜨끔해지기도 한다.
겨울호에서는 어떤 과일의 표지를 선보일지 겨울호에 실릴 소설만큼이나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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