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예은 작가의 신작 소설집 <치즈 이야기>는 입맛을 쓰게 하고 쿰쿰한 냄새가 나는 듯한 이야기들이 가득하다.2022년에서 2024년에 발표된 단편을 모은 단편집 속에는 7편의 이야기가 들어있다.나는 이미 3편의 소설을 다른 지면을 통해 읽었으니 나름 부지런히 조예은 작가를 찾아 읽었다고 할만하다.“자고로 음식은 나눌수록 더 맛있어지는 법이죠. 이 황홀한 맛을 저 혼자만 알기 아까워 당신을 불렀답니다.”(33쪽)표제작 <치즈 이야기>는 아주 밝은 톤으로 그 참혹함과 끔찍함을 나긋나긋하게 독자에게 속삭인다.어린 시절 함께 살던 엄마에게 방치돼 죽을 고민를 넘기고 어른이 된 아이는 십오 년 후 전신마비인 엄마를 자신이 어린 시절 갇혀 지낸 방에 방치한다.가장 현실적인 이야기 <보증금 돌려받기>는 실제로 어디선가 진짜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더 공포스럽다.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안하무인 집주인과 열악한 주거 환경에서 어떻게든 벗어나고 싶은 세입자의 공포가 그대로 전해지는 소설이다.7편의 소설은 지극히 일상적인 이야기는 물론 현실이라고 하기엔 환상적인 이야기와 먼 미래와 우주에서 펼쳐지는 sf소설까지 읽으며 역시 ‘조예은’답다고 되뇌게 된다.<치즈 이야기>로 작가를 각인시키고 마지막으로 <안락의 섬>으로 작가 특유의 공포는 놓치지 않으면서 삶의 따듯한 희망을 던져준다.지금까지 작가의 소설은 대부분 여름에 읽었다.출간 시기가 여름이어서인지 아니면 여름이면 생각나는 작가인지 단정 지어 말할 수는 없지만 역시 더운 여름, 읽기에 딱 좋다.아! 그나저나 아마도 얼마간은 치즈는 멀리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