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도괴담걸작선
쓰쓰미 구니히코 지음, 박미경 옮김 / 소명출판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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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는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에서 진행한 이벤트에 당첨돼 소명출판사에서 제공받았습니다.>

에도시대는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에도에 막부를 열어 통치하기 시작하여 도쿠가와 요시노부가 천황에게 정권을 돌려주기까지의 시대(1603~1867년)“-(다음 어학사전에서)를 말한다.
법과 질서에 근거한 평화를 사람들이 받아들였고, 대중문화가 발달해 오락용 읽을거리를 비롯해 여러 출판물이 성행하던 시기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사회적으로는 철저한 신분제도가 지켜졌기에 막부의 지배를 받던 서민들에게는 복종과 억압이 가해졌고 특히 여성들에게는 가혹할 정도로 유교적 도덕이 강조되던 시기였다.
<에도괴담걸작선>은 에도시대의 억울한 죽음을 맞은 이들의 목소리를 단순한 심심풀이 괴담이 아닌 시대를 대변한 민중의 이야기로 풀어 간다.

모두 다섯 가지 테마로 나누어진 괴담집은 사회적 약자였던 여자들이 살아가기 위해 남자에게 의탁할 수밖에 없었던 시대상이 잘 드러난 ‘무서운 것은 여자의 질투’에 관한 괴담으로 시작해 신분제도가 있던 시대의 억울하게 죽은 약자들의 분노를 그린 ‘연쇄되는 불행‘으로 이어진다.
다음으로 사랑의 여러 가지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슬픈 사랑 이야기‘ , 그리고 괴이와 인간이 만나는 여러 장소에 얽힌 이야기인 ’인간이 이계와 만날 때‘ 그리고 귀신의 복수담을 엮은 ‘인과응보’로 끝을 맺는다.

에도시대의 이야기야 ’미야베 미유키‘ 작가의 소설로 이미 접해왔지만, 짧은 이야기가 전하는 명료함은 더 큰 공포로 다가온다.
죽어서까지 아이를 지키는 어미의 사랑을 그린 ‘무덤 속 어미와 자식’과 사랑한다는 이유로 ’잘린 머리와 여행한 남자’의 괴담은 어떤 게 진짜 사랑인지 저절로 느끼게 한다.

어린 시절 전설의 고향이 무서웠던 건 귀신이 나와 혼을 쏙 빼놓는 공포도 무시할 수 없었지만, 마지막 나레이션으로 어느 지방에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라는 구체적인 지명과 남아있는 유적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소개된 에도시대의 괴담 역시 괴담의 중심이 된 가문이 멸문했다는 이야기와 괴이한 일이 벌어졌던 실제 지명이 나와 괴담인 줄 알면서도 더 공포스럽게 느껴진다.

역대 최고로 덥다는 여름밤을 잠시나마 시원하게 해 줬던 괴담은 사악한 마음이 생길 때마다 충격요법으로 읽는다면 마음을 다잡을 수 있을 것 같다.
거기다 괴담을 그린 그림이 중간중간 소개돼 상상이 아닌 더 큰 공포를, 그림을 통해 실현해 주고 있어 실감 나는 공포를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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