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는 문학동네 서평이벤트에 당첨돼 제공받았습니다.>경제적으로 여유롭지는 않지만 서로 사랑하는 부모의 외동딸인 모나는 어떤 징조도 없이 세상이 63분 동안 온통 까매지는 경험을 한다.놀란 부모는 병원에서 갖가지 검사를 하지만 눈의 뚜렷한 이상을 찾을 수 없자 의사는 정신적인 요인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는 진단을 내리고 정신과 상담을 권한다.소식을 듣고 달려온 할아버지는 바쁜 부모를 대신에 매주 수요일 오후에 모나를 데리고 정신과 정기 진료를 받으러 다니겠다고 선언한다.그러나 할아버지는 매주 수요일이면 부모에게 비밀로 하고 모나를 데리고 병원 대신 미술관으로 향한다.소설은 병원 대신 파리의 3대 미술관인 루브르, 오르세, 보부르를 매주 수요일마다 가는 할아버지와 모나의 이야기다.일 년 동안 세 곳의 미술관에 전시된 52개 작품을 함께 감상하며 작품에 대한 설명은 물론 그림을 그린 화가, 그리고 화풍 등을 세세하게 이야기를 나눈다.소설은 아버지가 겪는 경제적 어려움을 알게 된 아이의 불안과 사춘기에 접어든 소녀의 학교생활, 친구들과의 우정과 갈등을 미술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하고 있다.특히 그림을 통해 얻은 경이로운 감동은 아이 마음속 숨겨져 있던 의문과 슬픔을 드러내게 하는 계기가 돼 모나가 겪는 실명 위기의 뿌리를 찾게 된다.모나가 충분히 그림을 보고 난 후 할아버지는 유능한 도슨트가 돼 작가를 설명하고 그림에 숨어 있는 의미를 자세히 설명한다.시간이 지남에 따라 모나는 더 오랫동안 작품을 감상할 수 있게 되고 자신이 작품을 통해 느낀 점을 할아버지에게 전달할 수 있게 된다.모나가 성장해 가는 과정과 할머니의 죽음에 얽힌 비밀이 예술 작품을 통해 자연스럽게 연결돼 두 갈래로 진행된 이야기는 전혀 억지스럽지 않다.“모나의 눈”은 한 아이의 성장을 따라가는 소설로도 감동적이지만 미술작품을 소개하고 설명하는 예술서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책이다.미술사학자인 작가의 600페이지가 넘는 소설은 모나의 이야기와 미술관 여행을 쭈욱 순서대로 읽어도 좋다.소설을 다 읽고 난 후에는 모나와 할아버지처럼 하루에 한 작품씩 정해 오랫동안 작품을 감상하고 할아버지의 설명을 읽으면 전시실에 함께 있는 기분을 느낄 수 있어 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