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탐정 허균 - 화왕계 살인 사건
현찬양 지음 / 래빗홀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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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는 래빗홀 클럽 활동 중 제공받았습니다.>

“탐할 탐(貪)에 바를 정(正)!
정의를 바로 세우고 하나뿐인 정답을
탐하는 것이 바로 탐정이라.”

조선 광해군 때 잘 나가던 허균의 면면을 모르더라도 그가 한글 소설인 <홍길동전>의 저자인 건 알고 있을 것이다.
그 허균이 탐정으로 등장해 조선 땅을 뒤흔든 의문의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을 추적하는 이야기가 바로 <식탐정 허균>이다.

서자의 사생아로 태어난 이재영은 초당 선생의 배려로 다섯 살에 허씨 집안에 들어와 허균을 친형처럼 따르며 자란다.
뒤늦게 만난 모친의 3년 시묘살이를 마치고 나주 목사로 부임한 허균과 합류하게 되고 스스로 “탐할 탐(貪)에 바를 정(正)“ 탐정이라 칭하는 허균을 도와 고을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조사하게 된다.

허균이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활약상은 허균이 아닌 허균을 친형처럼 따르는 이재영을 통해 전해진다.
그런 까닭에 허균이 벌이는 일의 진의를 바로 알아차릴 수는 없지만 그의 영특한 추리는 물론 엉뚱함과 못 말리는 식탐을 이재영과 함께 곁에서 지켜보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귀향 가는 길에서도 살인 사건이 일어나도 맛있는 음식 앞에서는 사족을 못 쓰는 소설 속 허균이 실제로 조선 최초의 미식서 <도문대작>을 집필했다는 그의 이력과 맞물려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거기다 여리고 작지만 누구보다 강단 있는 작은년은 음식의 맛을 돋우는 양념과 같은 역할을 톡톡히 해나간다.

실존 인물과 허구의 인물이 적절하게 등장한 소설은 임진왜란 이후의 어려운 백성들의 모습을 짐작하게 하고 힘 있는 자들이 일으키는 탐욕스러운 모습을 목도하게 한다.
특히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 모습을 바꾸고 죄 없는 이들을 눈 하나 깜박하지 않고 살해하는 범인의 모습은 힘 있는 자들의 일상적인 모습이라 답답하게 느껴진다.

그래도 소설은 맛있고도 재미있다.
소개되는 음식은 입맛을 다시게 하고 식탐정의 명성에 어울리게 음식이 범인을 찾는 단서가 되기도 한다.
특히나 진지하게 ’분신사바하‘하는 장면은 엉뚱하고 능청스러워 읽다 보면 웃음이 터진다.
‘화양계 살인사건’의 범인을 찾고도 맛있는 음식의 맛만 보고만 느낌이라 허균의 다음 활약도 기대하게 된다.

소설은 MBC에서 드라마 제작이 확정됐다는 데 내 맘대로 좋아하는 배우들을 캐스팅해 본다.
압도적인 식탐만 있는 게 아니다, 요리에도 조예가 깊은 허균에는 “차승원” , 허균을 따르고 죽은 자들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의원 이재영 역에는 “이수혁”,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는 다른 드라마에서 이미 검증 완료, 단단하고 영특한 작은년에는 “김태리”로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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