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도서는 블루홀식스 출판사 이벤트에 당첨돼 제공받았습니다.>17세 여고생 미유는 뜻하지 않은 임신을 하게 되고 같은 고등학생인 아이 아빠에게 임신 사실을 알리지만 책임질 수 없다는 말만 듣게 된다.미유의 부모는 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임신 중절 수술을 하려 하지만 이미 수술할 수 있는 개월 수가 지났다는 진단을 받고 집에서 쫓겨나게 된다.거리를 헤매던 미유는 삶의 막다른 길에 다다랐다는 생각에 죽음을 생각하고 빈 건물의 옥상에 올라간다.그곳에서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들을 만나게 되고 아이들을 찾아온 NPO 운영자 지사의 도움을 받게 된다.미유의 사정을 들은 지사는 오쿠타마에 있는 게스트하우스 ‘그린 게이블스’에 머물 것을 제안한다.성이 다른 아키라와 가나코 남매가 운영하는 그곳은 사정이 있는 아이들의 위탁가정을 겸하고 있는 곳으로 유명한 디자이너였던 어머니 루이코와 함께 살고 있다.미유는 게스트하우스의 일을 도우며 차츰 안정을 찾아가며 출산을 준비한다.뜻하지 않은 임신으로 가족에게 버림받은 미유가 핏줄로 연결되지 않았지만, 어떤 가족보다 서로를 믿고 의지하는 새로운 형태의 가족을 만나 자신과 아이의 미래를 결정짓는 이야기다.미스터리를 써온 작가는 성이 다른 남매의 애달픈 사연과 지사와의 인연 등을 미스터리 기법으로 풀어나간다.과연 그들은 어떤 인연으로 가족이 되어 피를 나눈 가족보다 더 끈끈하게 살고 있는지를 따듯한 시선으로 따라가다 보면 진짜 가족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들은 누군가의 작은 관심으로 안전한 곳을 찾게 되고 비슷한 처지의 아이들은 더 작고 어려운 아이를 보살피고 아이를 구해내기도 한다.아이들은 자신에게 닥친 어려움을 스스로 헤쳐나갈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우리는 내 일이 아니라는 생각에 눈을 감아버리고 만다.소설 속 아이들에게 어른들이 손을 내밀지 않았다면 그들은 더 큰 불행 속에 자신을 던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소설을 읽는 내내 미성년자의 임신, 임신 중절, 아동 학대, 방임 등 아이들이 선택하지 않은 일들이 사회에서 벌어지는 동안 어른들은 어떤 해결책을 내놓았는지 생각하게 된다.얼마 전 만 2세 아이를 사흘 동안 혼자 방치한 엄마가 뉴스를 타는 순간 모든 사람이 엄마를 성토했지만, 며칠 만에 잊힌 이야기가 돼 버렸다.가정 안에서 벌어지는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걸 알고 있지만 조금만 더 관심을 둔다면 세상의 아이들은 지금보다 안전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미유의 마지막 선택이 후회 없는 선택이 아니라는 걸 알기에 오래오래 기억에 남아 그만큼 오래오래 고민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