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도서는 비채 서포터즈 활동 중 제공받았습니다.>유난히 무더운 여름, 노란 표지에 요거트 통이 그려진 에세이는 하던 일을 멈추고 크게 심호흡하게 한다.에세이스트, 일러스트레이터, 시나리오 작가, 프로듀서, 극작가, 설치예술가, 연구원…. 등등 쉬지 않고 일한 작가는 번아웃과 우울증을 겪게 된다. 작가는 오랜만에 ’휴식 시간’을 갖게 되고 쉴 때 떠오르던 단상을 한데 모아 한 권의 에세이집을 출간한다.젊은 작가는 진중한 글은 물론 톡톡 튀는 짧고 유쾌한 글로 떨어져 지내는 가족에 관한 이야기와 자신이 키우는 식물 이야기를 라인 드로잉으로 생생하게 그려 나간다.세대 차이가 느껴질 만한 나이의 작가가 쓴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는 단골 식당 에피소드는 크게 공감하며 읽게 된다.부모가 자신의 단골 식당에 자녀와 함께 가는 이유는 내 아이를 자랑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내가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알아챈 작가의 마음이 전해져 콧날이 시큰해지기도 한다.‘종이 타월을 두 개 살까 세 개 살까‘하는 고민은 티셔츠로 이어지고 요거트가 먹고 싶은지도 모르면서 어떤 제품을 선택할지 유제품 코너 앞에서 서성이는 모습은 내 하루의 어느 날과 닮아서 그의 행동에 동의하게 된다.글을 읽는 중간중간 작가가 키운 식물을 검색해 특징을 잘 잡아낸 부드러운 작가의 그림과 번갈아 가며 보다 보면 작은 화분을 가족으로 들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다.자신의 신상을 쓴 글들은 간혹 부동의를 넘어 유치함을 느끼기 십상인데 번아웃을 이겨내라고 왜 우울하냐고 채근하지 않아 편안한 마음으로 읽게 된다.처음부터 쭉 읽어도 상관없지만 하루 잠깐씩 짬을 내 한 꼭지씩 읽으면 더 좋은 글은 작은 위로와 용기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