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채 출판사 서포터즈 활동 중 제공받은 도서입니다.>이번에 출간된 정호승 우화소설 중 마지막으로 읽은 소설집 ‘조약돌‘ 에는 43편의 우화소설이 실려 있습니다.작가는 살아있는 동식물은 물론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물들의 목소리를 들려주며 긴 울림을 전합니다.강가를 떠나는 게 꿈인 ‘조약돌’의 웃픈 사연을 읽고 나면 결혼을 한 기혼자라면 동의할 이야기 ’못자국’이 기다리고 있습니다.‘빈 들판’이 애지중지 키운 소나무가 작은 새를 찾아 떠나는 모습이 장성해서 부모 곁을 떠나는 자식 같아 마음이 아려옵니다.이번 우화집에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들어 있어 읽다 보면 여러 형태의 사랑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됩니다.자신만의 고유한 모습을 바꾸면서 까지 다람쥐를 사랑한 ‘고슴도치의 첫사랑‘을 읽으며 지금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는 것이야 말로 진짜 사랑이라는 깨닫음을 얻게 됩니다.눈이 하나뿐인 ‘비목어‘가 전해 주는 ‘비목동행(比目同行)‘은 쉽게 사랑하고 쉽게 헤어지는 현대인들에게 큰 울림으로 남습니다.하늘나라에 사는 눈이 우리나라에 와서 ‘녹지 않는 눈사람‘이 된 사연은 분단국가인 우리나라에서는 눈도 휴전선에 막혀 봄이 와도 녹지 못해 하늘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게 서럽기만 합니다.가장 가슴을 먹먹하게 했던 이야기는 영욱이의 ‘썩지 않는 고무신‘으로 짧지만 5.18민주항쟁을 다룬 다른 어떤 이야기보다 슬픕니다.“소외되고 작고 모난 것들이 주인공이 되는 세계”의 이야기는 욕심 많은 우리 인간을 돌아보게 합니다.‘해어견’의 충성스러움을 이용하려만 드는 인간의 마음이 나에게는 없는지 생각해 보게 되고 작은 꽃게처럼 터무니없는 욕심을 부려 ’작은 꽃게의 슬픔’과 같은 행동을 자처하지 않았는지 반성하게 됩니다.아름다운 하드커버의 우화소설을 늘 곁에 두고 처음부터 꼭꼭 읽어도 좋고 아무 페이지나 두서없이 열어 읽어도 좋습니다.우화 속 어리석은 일들을 저지르는 주인공들을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아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면 어제보다는 더 나은 오늘을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