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김보영 작가의 #고래눈이내린다 를 읽고 작가의 다른 이야기도 궁금해 고른 소설이다.평소 많이 써오던 sf 소설을 기대하며 읽은 이야기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소설이었지만 작가의 다른 장르를 볼 수 있어 더 좋았다.암으로 돌아가신 주은의 엄마 장례식장에 친가와 외가의 친척들을 비롯 초대하지 않은 백수 친구 민재까지 참석해 시끌벅적하다.특히 기이한 일을 겪은 뒤 번듯한 대학교수직을 버리고 새천국재림교회에 입교한 큰아버지는 전도에 목소리를 높인다.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인 가족들은 망자를 위해 슬퍼하기보다는 각자 알고 있는 기이한 일들을 이야기하기 시작하고 ‘주은‘은 장례식장에 앉아 있는 돌아가신 ’엄마‘를 보게 된다.사경을 헤매던 엄마는 주은에게 가고 싶은 곳을 말하지만 끝내 어디에도 가지 못하고 엄마가 돌아가시자 주은에게는 후회만 남는다.소설 속 장례 장면을 예소연 작가의 #그개와혁명 의 장례식장 모습과 오버랩하며 읽었다.예소연 작가의 장례식이 소설 속에서나 꿈꿀 수 있는 장례식장의 모습이라면 김보영 작가가 그린 장례식장은 울다가 웃기도 하는 현실 그대로의 장례식을 그리고 있다.눈을 감으면 ‘변위‘의 세계로 떠날 수 있는 주은이지만 너무나 현실적으로 엄마의 병을 대해 엄마는 병원에만 계시다 돌아가신다.주은이 후회하는 모습은 병으로 가족을 잃은 사람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던 하는 후회이기에 주은의 심정을 공감하며 읽게 된다.작가는 ‘왜 똑똑한 사람들이 그리 쉽게 사이비에 빠지는가?”를 생각하다 소설을 썼다고 한다.헤프게 기이를 경험하면 그것은 일상이고 보통의 일이지만 한 번의 기이한 경험은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기도 한다.한 번의 경험으로 사이비에 빠진 큰아버지의 현재의 모습이 질문의 답이 아닌가 싶다.장례식장의 에피소드는 초초초사실주의 문학, 주은의 변위는 역시 sf 작가다운 설정이어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