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에게 입이 있다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박춘상 옮김 / 황금가지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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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는 황금가지 서평이벤트에 당첨돼 받았습니다.>

2001년 <13계단>으로 소설가로 데뷔한 작가는 데뷔작으로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한다.
데뷔한 지 20년이 넘었지만 과작의 작가인 그의 새로운 작품에 늘 목말라하던 차에 일본보다 한국에서 먼저 단편집을 출간한다는 소식에 기대가 컸다.

13년 동안 다녔던 회사에서 정리 해고된 사와키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 다니무라에게서 이상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퇴근 후 집으로 가는 인적이 드문 골목에서 이상한 ‘발소리’를 듣는다는 다니무라는 사와키에게 그 발소리가 진짜 들리는지 확인을 부탁한다.

표제작인 ’죽은 자에게 입이 있다‘는 미야코가 괴한에 의해 살해당하자 경찰은 약혼자인 요네무라를 유력한 용의자로 의심하지만 뚜렷한 물증을 찾을 수 없다.
고심 끝에 경찰은 사건 현장으로 요네무라를 데려가고 그곳에서 미야코의 유령과 마주치게 된다.

’세 번째 남자’는 자신이 교통사고를 당하고 남자가 되는 꿈을 꾼 마리코가 자신의 전생을 보았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꿈속에 등장했던 사고 장소를 찾아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진짜 교통사고가 일어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과거에 일어난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가장 끔찍했던 ‘아마기 산장‘은 전쟁이 끝나고 13년이 지난 1958년 경이 배경인 소설이다.
소설에는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았지만 미조로 박사가 전쟁 중 근무했던 부대가 생체 실험을 했던 731부대로 짐작되기에 그의 집념이 더더욱 공포스럽다.

‘두 개의 총구’는 밀폐된 건물에 총격에 의한 무차별 살인 사건의 범인이 찾아들고 그곳에 혼자 있는 이시야마는 어떻게든 그를 피해 숨어야 한다.
스스로를 ’제로’라고 이름 지은 남자는 자신에 대한 어떤 것도 기억하지 못한 채 해변에서 깨어난다.

모두 6편의 단편 소설이 실린 <죽은 자에게 입이 있다>는 작가의 전작인 <건널목의 유령>에서 접했던 심령 서스펜스와 같은 종류의 소설 등과 sf 소설로 이루어졌다.
표제작을 비롯한 네 편의 소설에는 유령 같은 기이한 현상을 경험하는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가장 무서운 것은 인간이라는 결론을 얻게 한다.

실제로도 범행 후 범인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에게 쫓기기도 하고 사건을 맡은 수사관의 꿈에 피해자가 등장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야기가 들리기도 하니 소설 속 이야기만은 아닌 듯하다.
이해할 수 없는 심령 현상을 전면에 내세우며 진행되는 이야기는 평범한 모습을 한 인간들의 잔혹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까닭에 읽는 내내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가독성이 너무 좋아 후루룩 읽게 되지만 다 읽은 후 읽은 시간보다 더 오래 인간의 잔혹성에 공포를 느끼게 된다.
이 계절에 읽기에 딱 좋은 소재의 이야기라 많은 독자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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