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도서는 나무옆의자출판사에서 진행한 서평단 이벤트에 당첨돼 제공받았습니다.>인공지능이 고도로 발달한 2040년대엔 전문직이라 할지라도 대부분의 실무는 인공지능이 차지하고 있는 시대다.30대 중반의 약사 자격증을 가진 식품의약안전처 소속의 5급 사무관 서효원은 부족한 자기 효능감에 따른 우울감과 무기력증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그러던 어느 날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행동주의 펀드로 제약사들 주식을 공매도한 다음 임상 부정 등을 고발하여 주가가 떨어지면 큰 이득을 보는 블루워터 리서치의 언더 커버 활동을 제안받는다.성공적으로 잠입했다는 생각과는 달리 블루워터 리서치의 사장 이청수는 이미 서효원의 정체를 알고 있다.단둘이 근무하는 사무실에서 특별한 일없이 시간만 죽이던 서효원은 차츰 이청수가 하는 일에 동조하게 되고 이청수의 죽은 아내와 동료였던 최민이 함께 영생의 생물인 홍해파리 유전자를 이용해 인간을 불멸의 존재로 만들 물질을 찾는 연구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최민은 서효원에게 연구시설의 비밀을 보며 주며 이청수를 파멸시킬 계획에 함께 하자고 회유하기 시작한다.심너울이란 작가를 처음 알게 된 건 우연히 제목에 꽂혀 고른 그의 소설 <#나는절대저렇게추하게늙지말아야지>로 부터다.sf소설이라고는 하지만 대단히 유쾌해서 즐거웠고 작가의 나이에 놀랐던 기억이 있다.그의 소설을 처음 읽은 지 5년이 지났고 그만큼 나이 든 젊은 작가는 지금도 쉬지 않고 글을 쓰고 있고 나는 부지런히 찾아 읽고 있다.인문학 도서에 붙을 법한 <왜 모두 죽어야 하는가>라는 제목의 소설은 인간의 영원한 불멸과 공공보건, 그리고 의료 실험의 윤리까지 광범위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이청수는 사랑하는 아내가 시한부 판정을 받았을 때 남은 시간을 함께 소중하게 보내길 원하지만 과학자인 아내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생명을 연장하고 싶어 한다.둘의 사이에 끼어든 최민은 비윤리적인 방법으로 영생을 실현해 줄 물질을 찾아내고 그것을 이용해 경제적 이익을 얻기 위해 물불을 안 가린다.소설은 아내를 이용한 최민에 대한 복수를 꿈꾸는 남자 이창수와 실험 윤리를 지키지 않고 만든 의약품을 개인의 부를 쌓는 도구쯤으로 생각하는 최민을 응징하려는 서효원의 활약을 중심에 두고 흐른다.한 편의 액션활극을 보여주는 소설은 단순한 재미뿐 아니라 독자를 선택의 기로에 서게 한다.정당한 방법은 아니지만 인류를 죽음에서 구해낼 수 있는 의약품을 개발해 냈다면 그 의약품을 파기하는 게 맞는지 아니면 방법이 비윤리적이라도 상용화하는 게 맞는 것인가?또 그 의약품을 개발한 기업의 오너가 모든 인류를 위한 공공재로 약품을 쓰기보다 자신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부자들에게만 한정적으로 약품을 고가로 판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모든 인류는 부자든 가난하든 공평하게 끝을 맺는다.그런데 만약 선택받은 자들만 영생을 누린다면 솔직히 어떤 게 옳은 선택인지 소설을 덮고도 여전히 답을 찾지 못했다.소설은 어려운 문제의 답을 풀어주고 끝을 맺지만 여전히 그것만이 정답인지 고민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