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보다>는 ‘이 계절의 소설’ 선정작 (문지문학상 후보작)을 묶은 단행본 시리즈로, 1년에 네 권씩 출간됩니다. 계절의 리듬에 따라, 젊고 개성 넘치는 한국문학을 가장 빠르게 소개하며 독자와 함께하겠습니다.>봄에 구입한 책을 여름이 시작되면서 읽는다.붉은 딸기 그림이 눈길을 사로잡는 표지의 소설집은 젊은 작가의 소설 세 편이 실려 있다.강보라 작가의 <바우어의 정원>은 이름이 알려진 배우 은화가 3년의 공백을 깨고 오디션을 보러 간 곳에서 예전에 막역한 사이였던 후배 정림을 만난 이야기다.오디션이 끝나고 둘은 함께 은화의 차를 타고 이동하며 대화를 하게 되고 서로의 고통을 들여다본다.가장 시의적절한 소설은 아무래도 성해나 작가의 <스무드>가 아닌가 싶다.전혀 한국을 모르는 한인 3세 미국인 듀이가 경험한 광화문 태극기 집회에 관한 이야기는 언어는 물론 한국 사회에 대해 이해가 전무한 듀이를 통해 전혀 다르게 보이는 ‘타이극기‘ 집회 참가자의 호의가 괜히 마음 아프고 슬프다.실업급여를 받으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서현이 길가에 놓인 파란색 패브릭 소파를 발견하면서 진행되는 윤단 작가의 <남은 여름> 역시 현재를 살아가는 누군가의 이야기 같다.친구의 죽음이 자신에게 걸려온 전화를 받지 않은 탓인 것 같아 괴로워하는 서현의 모습이 슬프다.세 편의 소설은 지극히 현실적이라 공감하며 읽게 된다.유산이라는 아픔을 겪은 주인공들의 고통을 감히 짐작할 수도 없고 친구의 죽음 때문에 괴로워하는 주인공에게 어떤 위로를 건네야 슬픔을 덜어줄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그들에게 살아가라고 그래도 살아가라고 하고 싶다.소설이 끝나고 심도 깊게 진행된 인터뷰를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특히 “문장 사이 채우기”에 대한 윤단 작가의 인터뷰는 소설의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 그리고 그 사이 빈칸을 채워 넣는 방식으로 소설 속 이야기를 이해하는 방법으로 한동안 집중할 것 같다.벌써부터 ‘여름’ 편 ‘소설 보다’가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