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댁꼬꼬는 무서워! 빨간콩 그림책 41
한병호 지음 / 빨간콩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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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콩출판사 이벤트에 당첨돼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언제나 심심한 도깨비 심심이는 같이 놀 친구도, 재미있는 놀이도 없어 언제나 심심했어요.
하도하도 심심해 마을로 내려가 보기로 한 심심이는 한 고개, 두 고개, 세 고개를 넘고 넘어 마을에 다다랐어요.
심심이는 이 집 저 집 쿵쾅거리고 돌아다니며 꽥 소리도 질렀습니다.

심심이가 아무리 무서운 도깨비가 아니라 심심한 도깨비라고 말해도 마을 사람들은 허둥지둥 달아나기만 합니다.
사람들이 모두 도망가 버리자 할 수 없이 심심이는 동물들을 줄줄이 매달고 노래를 부르며 동네를 한 바퀴 돌았어요.

호랑이가 무서워하는 건 곶감이라는 데 깊디깊은 산속에 사는 도깨비 심심이가 무서워하는 것은 ‘꼬꼬댁 꼬꼬‘입니다.
사람들은 모두 도망가고 마을에 있는 동물들도 모두 줄줄이 매달아 끌고 가던 심심이가 왜 꼬꼬댁 꼬꼬를 무서워하게 됐을까요?

한병호 작가의 도깨비를 처음 만난 건 20년이 훨씬 넘은 것 같은데 다시 만난 도깨비는 변함없이 즐거움을 줍니다.
벨벳코팅된 새까만 표지에 그려진 선명하고 커다란 도깨비 그림의 감촉이 좋아 자꾸만 만져보게 됩니다.

어린 시절 할머니가 들려주신 이야기 속 도깨비는 험상궂은 모습을 하고 있지만 장난꾸러기라 껌껌한 밤 숲길을 지나는 사람과 밤새 씨름을 하기도 합니다.
메밀묵을 좋아하고 도깨비방망이로는 무엇이든 나오게 하고 착한 사람에게는 복을 주고 욕심쟁이에게는 벌을 주기도 하지요.

심심이도 할머니 이야기 속 도깨비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해를 입히기 위해 마을에 내려온 게 아니라 그저 심심해서 내려온 것뿐인데 사람들은 도깨비를 피해 도망가고 도깨비가 외치는 말은 통 들으려 하지 않은 탓에 소란이 일어났지요.

도깨비가 낮에는 절대로 마을에 내려오지 않고 닭이 울면 사라지는 까닭을 심심이를 통해 알려 줍니다.
옛이야기와 어울리는 수묵으로 그린 도깨비 그림은 왠지 억울해 보이는 도깨비 심심이와 잘 어울려 이야기의 재미를 더해 줍니다.
커다란 판형의 벨벳코팅의 표지, 고급스럽고 선명한 그림, 재미난 이야기와 수묵화 특유의 농담과 여백까지 지금까지 만난 작가님의 도깨비 책 중 단연 최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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