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래인물도>라는 소제목이 붙은 커다란 판형의 그림책은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우리나라 전래동화 속 인물들이 동화 속에서는 차마 하지 못한 속마음을 이야기하는 그림책입니다.별주부전 속 토끼는 처음부터 용궁의 금은보화를 가져올 요량이었고별주부는 불가능한 일임을 알고도 신하 된 도리로 토끼를 찾아 나섰지요.용왕은 별주부를 가장 믿을 만한 신하로 생각하고 그가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바랐답니다.아버지 없이 서럽게 자라 온 팥쥐가 왜 그토록 콩쥐를 싫어했는지콩쥐는 진짜로 팥쥐와 새엄마를 미워하지 않았는지그리고 진짜 누가 콩쥐가 해야 할 일을 도와줬는지 속마음을 통해 알 수 있어요.세상에는 철저한 악인도 그렇다고 무조건 선인도 없습니다.지금까지 알고 있는 전래동화 속 인물들은 대부분 정형화된 선인과 악인으로 나눠져착한 사람은 복을 받고 나쁜 사람은 벌을 받는다는 결말을 맺습니다.우리는 한 번도 동화 속 주인공이 아닌 다른 사람의 진짜 목소리를 들으려고 한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더군다나 그 사람이 악인이라면 진짜 악행을 저질렀는지 아니면 이유라도 들어줄 마음 따위는 없이당연히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 왔습니다.친숙한 이야기 속 인물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진짜 속마음을 듣게 되고 숨겨진 진실을 알게 됩니다.나 아닌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는 것이 먼저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동화 속 인물의 특징을 잘 살린 얼굴 그림과 핑계로 들리기도 하는 속마음을 읽는 즐거움은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동화로도 최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