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의 무게를 재는 방법
조시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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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 대해 알고 있는 게 없었지만 <크림의 무게를 재는 방법>이라는 다소 말랑한 제목과 표지에 혹해 고른 책이다.
작가의 첫 번째 소설집은 먼 미래의 지구인의 삶을 다룬 sf소설과 그로데스크 한 이야기들,그리고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다룬 소설 8편이 실려있다.

솔직히 ‘동양식 정원‘과 ’중국식 테이블’은 꿈인지 실제 경험인지 모호하기도 하고 이야기 중간 화자가 바뀌기도 하고 기승전결이 없이 진행된 탓에 제대로 읽고 있나 반문하며 읽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 전반에 느껴지는 기괴함이나 섬뜩함만은 어떤 괴기소설보다 공포스러워 이야기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죽은 뒤 썩지 않는 인간의 몸은 산업 쓰레기로 분류되고(어스), 많은 사람들의 몸이 기계로 대처되는 시대에 인간의 유해는 우주로 쏘아 올려진다.(무덤 속으로)
인류가 컴퓨터에 다운로드되어 버린 시대에 육체가 없는 인간은 인공지능인 안젤리카에 의해 휴먼 슈트에 영혼을 주입하게 된다.(크림의 무게를 재는 방법)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지구와는 전혀 다른 모습의 미래를 그린 소설들은 작가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확실해서인지 훨씬 재미있게 읽었다.
막막하고 희망 없는 황폐해진 지구에서도 사랑하는 사람의 유언을 실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육체가 없는 데이터 상태이지만 끝없이 연인을 찾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며 세상에 사랑이 없어지는 순간이 바로 멸망의 순간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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