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한강‘ 작가의 신작 산문집입니다.아주 얇고 작은 책은 속도를 조절하며 읽어야 할 만큼 짧은 글이지만 노벨 문학상 수상 강연문을 비롯해 미발표 시와 산문, 정원일기가 수록돼 있습니다.작가님의 차분한 목소리로 이미 강연문을 들었지만 텍스트로 만나는 문장은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작가님이 쓰신 소설 이야기와 특히 광주에 대해 쓴 <소년이 온다>에 대한 이야기는 특히나 마음을 울립니다.‘출간 후에‘의 글 속에 “않아도 된다.”라는 문장으로 끝나는 일들이 소설을 쓰는 내내 작가님이 했던 일들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뜨거워지기도 합니다.북향의 정원을 가꾸기 위해 거울로 햇빛을 모으는 모습과 벌레의 침입을 받은 꽃나무를 지키는 모습은 소설 속 주인공들을 지키려는 마음과 닿은 듯하기도 합니다.작가님이 찍으셨다는 군데군데 빛이 아롱거리는 사진을 한참을 들여다봅니다.거울로 모은 작은 빛이 나무를 키우는 것이 한 자 한자 써 내려간 글이 소설로 완성되는 과정을 보는 듯합니다.후루룩 읽고 덮어버리기에는 소중한 글들이라 찬찬히 적어보고 싶어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