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소굴 출판사 세계문학전집 서포터즈 활동 중 제공받은 도서입니다.>작년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내가 바퀴벌레로 변하면 어떻게 할거야?”라는 바퀴벌레 논쟁을 일으킨 소설 <변신>의 원작자인 카프카는 그의 소설은 읽지 않았어도 문학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이름은 알고 있는 작가다.’20세기 가장 문제적 작가‘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카프카의 미완의 마지막 장편소설이 <성>이다.토지 측량사 K가 백작의 부름으로 성에 가기 위해 마을에 도착한 것은 많은 눈으로 마을이 파묻힌 늦은 저녁이었다.마을은 성의 소유로 백작의 허가 없이는 누구도 머무를 수 없는 곳으로 여관에 머무르는 K에게 마을 사람들은 조롱과 야유는 물론 의심이 가득 찬 눈으로 그를 대한다.K는 마을에 머물며 성에 들어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지만 성은 형체도 보이지 않고 스스로 K의 조수라고 말하는 남자들에게서는 방해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그러던 중 마을 여관 주점의 점원인 프리다와 사랑에 빠져 약혼을 하고 학교 관리로 근무하기도 하지만 끊임없이 성에 가기 위해 노력한다.소설을 읽으며 내내 K가 가려고 했던 성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하게 된다.아무리 도달하려 해도 입구조차 찾을 수 없는 성은 마치 인간이 꿈꾸는 성공이나 인생의 목표처럼 느껴진다.그래서인지 마을 사람들의 방해는 인생에서 부딪히게 되는 실패와 절망으로 읽힌다.한편 성의 관료인 클람의 심부름꾼인 바르나바스 가족의 이야기와 K가 여관에서 ‘에어랑어’를 만나기 위한 오랜 기다림은 성이 권위적인 관료사회를 의미한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직위를 이용해 사람들을 함부로 대하고 대단한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듯한 관료들의 모습은 마치 일처리에 속도를 내지 않는 공무원 사회를 보는 듯하다. K는 측량사이지만 측량에 관한 업무는 해보지 못한 채 소설은 중단된다.측량사지만 관련일의 근처에도 가지 못하는 그의 모습은 마치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생계를 위해 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모습처럼 느껴진다.실패한 사랑과 성에 도달하려 부단히 노력하는 K의 성 아래 마을에서의 생활이 쓰디쓴 인생을 압축해 놓은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