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나
이종산 지음 / 래빗홀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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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는 래빗홀클럽 3월 도서로 래빗홀출판사에서 제공받았습니다.

“앞으로 남은 삶을 고양이로 사시겠습니까?
남은 삶을 고양이로 살기를 원한다면 ’예‘,
원하지 않는다면 ’아니오‘에 체크하시오.”

한 해가 끝나고 새로운 해로 넘어가는 순간 사람들 앞에 보통 고양이보다 훨씬 큰 거대한 고양이가 나타나 말없이 종이를 하나씩 건넨다.
‘예‘에 체크한 순간 사람들은 눈 깜짝한 사이에 고양이로 변한다.

소설은 고양이로 변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있는 인물들이 중심이 돼 새로운 관계를 정립해 가는 연작소설집이다.
표제작인 ‘고양이와 나‘의 퀴어 커플은 한 사람이 고양이가 되자 고양이가 된 상대의 부모에게 둘 사이를 인정받고 그토록 꿈꾸던 보호자로 지정된다.

‘유진군’은 고양이가 되고서야 태어날 때의 성별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성별을 선택하게 된다.
출판사를 시작한 지 2년이 되었지만 아직까지 책을 한 권도 출판하지 못한 ’이름 없는 출판사’의 사장은 책방을 하던 친구가 고양이가 돼 버리자 어쩔 수 없이 책방을 운영하게 된 번역가와 친해진다.

‘고양이가 된 나의 입장’은 책방을 운영하다 고양이가 된 전 책방 주인의 현재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다.
그리고 ‘고양이와 나’에 등장했던 인물은 출판사 사장의 청탁에 이 소설을 쓰게 된다.

소설의 가장 압권은 전 세계 인구의 5%가량이 고양이가 된 세상을 믿게 해주는 ‘작가의 말‘이다.
작가는 능청스럽게 마지막까지 사람들이 고양이로 변한 소설 속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소설 속 인물들은 함께 살던 이들이 고양이로 변했다고 해서 울고 불고 하지 않을뿐더러 왜 그들이 고양이 되기를 택했는지 알려고 들지 않는다.

그들은 사랑하던 상대가 고양이가 돼도 여전히 변함없이 사랑하고 함께 하며 고양이가 된 상대를 더 이해하고 존중하며 살아간다.
고양이와 사람 사이의 사랑이 존재하는 데 사람과 사람의 사랑 중 이해 못 할 사랑이 뭐가 있을까 싶은 소설은 우리가 정의한 사랑이 얼마나 협소한가 새삼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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