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 증명 은행나무 시리즈 N°(노벨라) 7
최진영 지음 / 은행나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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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테일한 내용까지는 몰랐지만 “죽은 연인의 시체를 먹는다”는 이야기라는 걸 알고 애써 외면했던 소설이다.
구와 담은 어린 시절 한 동네에 살던 이들로 어느 순간 서로 사랑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기를 반복한다.

담은 함께 살던 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 비구니였던 이모 손에 길러지고 구는 무책임한 부모 때문에 학창 시절부터 돈을 벌고 그 돈은 모두 부모의 빚을 갚는데 들어간다.
군대 제대 후 부모는 빚만 남기고 사라져 버리고 구는 빚을 갚기 위해 죽어라 일하지만 희망이 없다.

그들은 아무도 없는 곳으로 숨어들지만 빚쟁이들은 번번이 그를 찾아낸다.
빚쟁이에게 쫓기다 죽은 구를 집으로 데려온 담은 그를 땅에 묻을 수도 불에 태울 수도 없어 그를 먹는다.

사랑이란 게 그 길이 죽을 구렁인 줄 알고도 빠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난에 가난을 더하면 더 지독한 가난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럴 수밖에 없었던 구와 담의 이야기는 읽는 내내 괴로웠고 슬펐다.

담의 행동을 다 이해할 수 없었지만 모든 사랑이 이해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님을 알기에 마음이 아팠다.
극단적으로 보이는 담의 환경이 소설에 국한되지 않아 더 슬프고 구의 주검 앞에 오도카니 앉아 있는 담이 모습이 그려져 한 없이 절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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