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지성사 크리스마스 이벤트 당첨으로 받은 도서입니다.<소설 보다>는 ’이 계절의 소설‘ 선정작(문지문학상 후보작)을 묶은 단행본 시리즈로, 1년에 네 권씩 출간됩니다.처음 읽은 시리즈입니다.세 편의 소설이 수록된 소설집은 작은 사이즈라 어디든 갖고 다니며 잠깐의 짬이 나는 동안에도 읽을 수 있습니다.하지만 내용은 쉽게 읽고 덮을 수 없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성혜령 작가의 <운석>은 남편 인한이 자살하고 홀로 남은 백주는 시누이인 설경의 연락을 받게 됩니다.설경은 시어머니가 백주에게 줬던 운석을 빼앗다시피 가져갔는데 그 속에서 “꺼내줘”라는 죽은 오빠의 목소리가 들려온다고 합니다.이주혜 작가의 <여름 손님입니까>는 나의 엄마는 오빠가 죽고 난 후 오빠의 남겨진 딸을 기르다 아빠와 결혼합니다.엄마의 조카이자 딸인 영란 언니는 스무 살이 되자 일본으로 떠나고 30년이 지나 자신의 딸의 결혼식에 엄마를 초대합니다.이희주 작가의 <최애의 아이>는 직관적인 제목의 소설로 좋아하는 최애 아이돌의 아이를 갖기 위해 그의 정자를 구입해 임신한 여자의 이야기입니다.맹목적인 사랑과 아름다움을 쫓는 여자의 욕망이 공포스럽게 느껴집니다.이주희 작가는 <성장통>과 <성소년>으로 먼저 만난 작가라 아이돌의 향한 주인공의 집념이 낯설지는 않았습니다.하지만 마지막 그녀의 선택이 열 달 동안 아이를 품은 엄마의 선택이라고 믿어지지 않아 더 슬픕니다.가장 오래오래 생각하게 되는 작품은 <운석>으로 느닷없는 죽음 뒤 가족이 느끼는 죄책감과 죽음의 특별한 이유를 찾지 못한 괴로움이 운석을 통해 들리는 듯해 마음이 아픕니다.나의 어떤 잘못으로 그런 선택을 했을지 수없이 자책하고 고민하는 가족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납니다.소설은 작가의 손을 떠나 독자에게 닿는 순간 어떻게 읽느냐는 독자의 몫입니다.하지만 가끔은 작가가 과연 어떤 말을 하고 싶었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소설의 뒤에 따라온 작가와 선정위원의 인터뷰는 작가가 소설을 통해 하고자 했던 이야기와 다음 행보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줍니다.짧지만 오래오래 기억될 이야기들이었습니다.“우리 공주가 참아. 언니는 손님이잖아!” (p62 여름 손님입니까)좋아하는 남자의 아이를 가지고 싶어 하는 건 당연한 마음 아닌가요? (p119 최애의 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