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러와 강아지 페카는 늘 함께 합니다.세일러의 스웨터를 사러 시내에 가는 길에 자동차가 고장나도 둘은 놀라거나 속상해하지 않습니다.시내까지 걸어가는 길이 꽤 멀지만 넓고 고요한 바다를 보며 걷는 것도 괜찮으니까요.세일러가 아플 때 페카는 잭슨 여사를 불러오고 의사 선생님의 처방전을 가지고 약국에서 약을 사오고 일요일에는 교회에 가서 잭슨 여사의 복음 성가대의 노래를 듣기도 합니다.<세일러와 페카 삼부작>은 스웨덴을 대표하는 현대 미술 작가인 ‘요쿰 노르드스트룀’의 <세일러와 페카> 5권 연작 중 첫 세 권을 한 권으로 묶어 번역 출간한 그림책입니다.세일러와 함께 사는 강아지 페카의 일상을 소개한 그림책은 “콜라주, 소묘,회화” 등의 다양한 기법을 사용한 그림들로 가득합니다.세일러와 페카의 이야기는 대단한 모험이나 교훈을 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바다가 가까이 있는 마을에 사는 전직 선원인 세일러와 강아지 페카의 소소하지만 보다보면 슬며시 웃음이 번지는 그런 일상적인 이야기들입니다.광대의 잃어버린 트럼펫을 우연히 찾아주기도 하고 페카가 약국에 가는 길에 딴청을 피우기도 하고 당구장에 갔다 싸움이 일어나자 살짝 피해 나오기도 하지만 둘의 하루하루는 특별하지 않습니다.그저 둘이 함께 보내는 날들이 특별하지 않아 더 특별하게 보입니다.더구나 다정한 잭슨 부인과 함께 식사하고 춤을 추고 차를 마시는 모습은 소소하지만 따듯하고 행복해 보입니다.’뉴욕 현대미술관, 런던 테이트 모던, 스톡홀름 현대미술관 등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현대 미술가‘인 작가의 그림은 단순한 형태의 인물들과 풍부한 색상이 대조를 이루어 그림을 보는 기쁨을 줍니다.한 페이지에 여러 컷으로 분할된 그림들은 만화를 읽을 때처럼 다이나믹한 즐거움을 느끼게 합니다.현재 활동 중인 현대 미술가의 그림책은 그림책이 주는 즐거움은 물론 화보집처럼 즐길 수 있어 더 없이 좋았습니다.이 그림책으로 그림책은 아이들의 전유물이 아님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아이에게는 세일러와 페카의 우정을 어른에게는 평범함이 주는 행복을 느끼게 합니다.사랑스러운 두 친구의 나머지 이야기도 번역되기를 기대해 봅니다.<도서는 비룡소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