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에 언니가 들어간 <<언니네 미술관>>은 ‘다정한 철학자가 들려주는 그림과 인생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은 책으로 그림을 통해 인생 이야기를 들려줍니다.미술관이라는 단어가 붙어있지만 미술 작품에 대한 설명보다는 예술품을 통한 인생 이야기에 더 치중하고 있습니다.첫 번 째 파트는 “다시 바라볼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각 장마다 ‘근육, 마녀, 거울’이라는 단어를 내세워 여성들에게 가해지는 불합리한 현실과 그것을 타파하기 위해 노력하는 격려의 말을 그림을 통해 전해줍니다.특히 2장의 마녀는 신화 속 괴물이나 악녀로 등장하는 메두사와 키르케의 이야기를 통해 여성들의 진짜 목소리를 전하고 있습니다.가장 마음을 울렸던 파트는 두 번째 ”크게 바라볼 것들“로 ‘슬픔,서투름,사소함, 익숙함,하찮음’으로 다수의 부정적인 단어가 등장하지만 작가는 그 단어에서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고귀함을 찾아냅니다.무엇보다 인간의 가장 무해하고 본질적인 감정인 ’슬픔‘을 다룬 1장에 소개된 오귀스트 쉥크의 <비통함>과 <고아>는 단장(斷腸)의 슬픔을 느끼기에 충분한 그림이었습니다.사람이 주인공인 그림보다 양을 등장시켜 화가가 나타내고자 함을 잘 드러내고 있어 보는 독자도 함께 슬퍼하게 됩니다.마지막 파트인 “함께 바라볼 것들”에는 ‘직선과 곡선’‘앞과 뒤’‘너와 나’처럼 언뜻보면 상대적인 단어들이 함께 합니다.하지만 읽다보면 소개된 단어들이 함께 할 때 진정한 의미가 있음을 알게 됩니다.그 중 가장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작가 스스로 ‘곡선 같은 직선, 직선 같은 곡선’이라고 말한 고려시대 ’청자 상감 모란 구름 학 무늬 베개‘에 대한 이야기로 세상은 곡선이나 직선이 아닌 두 가지의 선이 공존하는 세상임을 새삼 느끼게 합니다.‘언니’라고 부르는 순간 혈육을 나눈 언니는 말할 것도 없고 나보다 나이가 많아 부르는 호칭이어도 다정하고 편안해집니다.저에게도 나이차가 꽤 나는 언니가 있는데 어떤 말을 하든 내 편을 들어주는 엄마다음으로 좋은 사람, 든든한 존재입니다.작가의 이야기는 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처럼 편안하고 즐겁고 그래서 기분이 좋아집니다.작가가 읽은 수 많은 문학 작품을 인용해 설명하고 있어 익숙한 이름의 작가의 등장만으로도 반가운 마음이 앞섭니다.”이 책은 미술을 매개로 한 여성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해주면 좋겠“(p6)다고 작가했지만 말하지만 읽다보면 이 설명이 잘못됐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여성들의 이야기로 한정되지 않은 남녀를 구별짓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분명 나이는 나보다 어리지만 언니라고 충분히 부를 수 있을만큼 총명하고 다정한 철학자가 들려주는 현명한 인생 이야기였습니다.<본 도서는 한겨레출판 서포터즈 하니포터 9기로 활동 중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