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괴사설 : 어디에도 없지만, 어디에나 있는 - 에이플랫 장르소설 앤솔러지
김봉석 외 지음 / 에이플랫 / 2024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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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명의 작가가 한 가지 키워드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앤솔로지는 흔히 종합선물세트라는 말로 표현되는 소설집으로 다양한 장르의 글을 읽을 수는 장점이 있다.
모두 6명의 작가가 ‘요괴’라는 키워드만으로 형식에 구분없이 각자의 스타일로 자유롭게 써내려간 ‘요괴사설’은 제목만큼이나 괴기스럽고 공포스러운 이야기 6편이 들어있다.

첫 번째 위래 작가의 <무시소리 이야기>는 이야기를 풀어가는 주인공이 소설가라는 사실과 그에게 글감을 제공하는 김치교자가 트친이라는 이유로 더 현실감있게 느껴진다.
거기다 소개된 3편의 이야기 역시 누군가가 경험한 이야기를 전해 듣는 기분이라 더 오싹하다.

비티 작가의 <도깨비불>은 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이 처음부터 고전을 읽는 듯한 기분을 들게 하지만 마지막 진실은 어두운 숲길에서 도깨비를 만나는 것보다 더 크게 뒷통수를 맞은 느낌이다.
전혜진 작가의 <나의 제이드 선생님:득옥 이야기>는 아침 드라마급 막장으로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존재는 역시 인간이 맞는 것 같다.

김봉석 작가의 <호숫가의 집>은 뉴스에 나오는 사건들을 재구성해 놓은 듯한 이야기다.
홍락훈 작가의 <그렘린 시스템>은 투자자의 예상과 다른 널뛰기 등락을 하던 주식과 코인의 비밀을 알아버린 느낌이다.
역시 음모론은 언제나 재미있지만 그만큼 뒷맛이 씁쓸하다.

다른 작품으로도 여러번 만났던 배명은 작가의 <문신>은 여성이라는 약자에게 사랑이라는 탈을 쓰고 가하는 남자의 폭력과 그들의 최후가 너무 끔찍하다.
왜 피해자인 여자에게 그런 선택을 하게 했는지 마음이 아프다.
지금도 세상에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누군가에게 문신을 새기려는 자가 있을지니 이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닐 것이다.

봤다는 사람은 많지만 존재를 증명할 수 없는 요괴보다 더 악독한 인간이 존재하는 세상에서 호러.공포소설이 무서운 이유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 속에 현실을 녹이고 있기때문이다.
흉기를 들고 덤비는 사람보다는 차라리 머리를 풀어헤친 처녀 귀신을 만나는 게 더 나은 세상이니 소설 속 가장 무서운 존재 역시 내 주위에 있음직한 사람 이야기다.
공포.호러 소설을 읽기엔 가장 적당한 계절은 여름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가을에 읽는 공포는 서늘한 날씨만큼 오싹해서 좋았다.


<도서는 출판사에서 진행한 서평 이벤트에 당첨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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