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 위픽
임선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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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존재감 제로인 인간이다.
그야말로 내가 죽어도 누구 하나 눈치채지 못할 그런 존재다.

그런 존재감 없는 내가 납치됐다.
목숨이 아홉 개라는 고양이 오후에게 납치됐다.

그것도 보일러 배기가스 연통이 빠지는 바람에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한 뒤
저승에 닿기 전에 납치 당했다.

고양이 오후는 길고양이의 안전한 삶을 위해
존재감 없는 나에게 그 비법을 전수받고 싶어한다.

임선우 작가는 <<유령의 마음으로>>로 먼저 만났다.
유령이 나오지만 그 안에 따듯함을 잊지 않는 이야기들이라 좋았던 기억이 있다.

고양이 오후도
존재감을 없애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자신의 목숨쯤은 아까워하지 않는다.

우리가 고양이 오후에게 배워야할 것,
바로 사랑이다.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을때 그때가 존재감이 제로가 되는 순간이다.
소설 속 내가 택한 길이 <0000>을 벗어나기 쉽지 않은 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스스로가 나를 사랑한다면
어느 순간 “0”이 아닌 다른 숫자들로 채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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