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우리 식탁에도 세계의 다양한 음식이 오르고 거기에 사용하는 향신료도 원하면 언제든지 손쉽게 구해 사용할 수 있는 시대다.하지만 오백 여년전에는 향신료를 구하기 위해 아무도 가 본적 없는 동양을 향해 목숨을 건 대항해의 시대가 있었다.신항로 개척을 위해 미지의 세계나 다름없는 바닷길을 개척한 대항해시대의 발생 원인이야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향신료 전쟁>에서는 막대한 경제적 이득을 안겨주는 향신료를 찾아 떠나는 대모험을 중심으로 서술하고 있다.1497년 포루투칼의 바스쿠 다가마가 후추를 찾아 떠나 최초로 인도 항로를 개척한 것을 시작으로 스페인과 그 뒤를 이은 네델란드, 영국과 프랑스로 이어진 긴 항해의 역사를 ‘30여 년 동안 전 세계 80여 개국을 돌아다니며 비즈니스와 여행을 병행’ 한 필자의 글로 쉽고 현장감있게 만날 수 있다.국왕의 후원을 받으며 시작된 다른 나라의 항해와 달리 네델란드에서는 국가가 아닌 상인과 귀족들이 주주가 되어 설립한 세계 최초의 주식회사인 네델란드 동인도회사가 설립됐다는 사실과 우리나라와도 관련이 있는 하멜이 바로 네델란드 동인도회사 소속 선원이었다는 사실도 흥미롭다.특히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영국의 발판이 된 칼레 해전의 주역인 트레이크의 활약은 상대국 입장에서는 약탈과 노략질을 일삼는 해적이었지만 본국인 영국에서는 기사 작위를 수여 받고 국민들에게는 영웅으로 칭송받았다고 하니 흥미를 넘어 역사의 아이러니를 느끼게 한다.그리고 북방 항로 개척을 위해 추위를 이기며 항해를 떠난 던 이들의 절망과 죽음은 물론 향신료 생산지를 확대하는 데 일조한 프랑스의 ‘푸아브르’의 활약 역시 잊으면 안 될것 같다.단순한 역사의 서술이 아닌 그 시대에 활약했던 인물들의 초상화와 지도, 그리고 자세한 뱃길을 표시한 방대한 자료 사진이 첨부되어 대항해의 여정을 따라가는 데 많른 도움을 준다.그리고 부록인 ‘알면 알수록 더 향긋해지는 향신료 이야기’는 우리 주위에서도 볼 수 있는 향신료 이야기라 더 흥미롭다.부록을 읽고 이제는 더 이상 시나몬과 계피를 헷갈려하지 않을 자신이 생겼다.책을 읽는 내내 생김새도 언어도 전혀 다른 이방인의 출현으로 원주민들이 느꼈을 공포가 그대로 전해지는 기분이었다.무역이라는 이름을 내서웠지만 분명이 침략이었던 그들의 행위가 개척이나 모험이라는 단어로 포장된 채 전해졌고 나 역시 별의심없이 그들의 주장에 동조해 오지 않았나 반성하게 된다.향신료를 두고 서구 열강이 세력을 확대해 갈때 원주민들의 무고한 희생이 따랐다는 사실 또한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다.<본 도서는 하니포터9기 활동 중 한겨레출판에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