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서점
이비 우즈 지음, 이영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은 그저 종이에 적힌 글이 아니라, 다른 장소, 다른 삶으로 통하는 입구라고 아버지는 입버릇처럼 말했다.” (p15)


1921년 런던, 스물한 살이 된 오펄린은 오빠의 강요로 원하지 않는 결혼을 하게 될 위기에 처하자 아버지가 물려준 책을 팔아 프랑스로 도망친다.
그리고 영어 서적 전문 서점인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에서 일하게 된다.

현재를 살고 있는 마서는 남편의 폭력을 피해 무작정 더블린으로 도망쳐 까딸스럽기는 하지만 마서에게 용기를 주는 비밀에 쌓인 듯한 보든 부인의 집의 가정부로 일하게 된다.
그리고 우연히 세계적인 유명 희귀본 수집가인 오펄린이 잃어버렸다는 원고를 찾기 위해 더블린에 온 헨리와 만나게 된다.

100년의 시간을 두고 에밀리 브론테의 사라진 원고를 찾기 위해 아일랜드의 더블린에 온 사람들의 이야기는 단순한 미스터리,추리 소설이 아닌 마법과 로맨스가 함께 하는 이야기다.
오펄린과 마서와 헨리가 화자가 돼 펼치는 이야기에서 여성이거나 약자에게 행해졌던 가혹하기만 했던 일들을 목도하게 한다.

오펄린에게 책에 대해 알려줬던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오빠는 팔아 넘기듯이 결혼을 강요하고 100년 후의 시대를 사는 마서는 남편의 의해 끊임없이 감시당하고 폭행을 당한다.
헨리 역시 아버지의 폭력에 노출된 채 어린시절을 보내야 했다.
에밀리 브론테의 잃어버린 원고 찾기라는 단순한 이야기라 짐작했던 예상과 다르게 소설은 20세기와 21세를 살아가는 취약한 존재들의 이야기로 확장돼 그들이 느끼는 아픔이 그대로 전해져 덩달아 마음이 아파온다.

실재로 존재하는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와 그 곳을 드나들던 작가들의 이야기와 아일랜드에 막달레나 세탁소가 연상되는 세인트 애그니스 정신병원은 작가가 상상한 이야기조차 사실로 믿게 한다.
오펄린과 마사의 이야기는 닮은 듯 다르게 평행선을 그으며 달리다 끝내는 한 곳을 향했다는 걸 알게 된 순간 두 사람은 긴 시간을 건너 마법처럼 연결된다.
스스로 살아간 용기와 힘이 있을 때 비로소 다가오는 사랑을 오롯히 받아드릴 수 있다는 진리를 다시금 깨달으며 지금도 어딘가에 존재할 위대한 작가 에밀리 브론테의 원고를 기다려보게 된다.

내가 읽은 책 이야기가 등장할 때마다 그 책을 읽었을 때의 감정이 다시 되살아나 다시 찾아 읽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며 읽게 된다
책에 대한 추억뿐만이 아니라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가 공존하는 소설은 요 근래 읽은 소설 중 가장 많은 표시를 하게 했다.
책을 좋아하는 독자는 물론 500페이지라는 분량에 지레 겁먹는 독자가 있다면 시간 순삭은 보장하니 일단 읽어보길 강력하게 권해본다.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본 도서는 인플루엔셜 출판사에서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