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자 잔혹극 복간할 결심 1
루스 렌들 지음, 이동윤 옮김 / 북스피어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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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스 파치먼이 커버데일 일가를 살해한 까닭은, 읽을 줄도 쓸 줄도 몰랐기 때문이다.“

추리, 미스터리 소설로 분류된 이야기의 첫 문장이다.
소설의 첫 네 페이지만으로 살인범의 정체는 물론 피해자들의 정보를 비롯 범인이 벌인 끔찍한 살인 사건의 전모를 알 수 있다.

북스피어의 <복간할 결심 시리즈>의 첫 번째인 ”활자잔혼극“은 문맹인 여자가 그 사실을 숨기고 입주 가정부로 일하며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것도 아닌데 자신의 비밀과 인성이 발각돼 해고되자 공범과 함께 일가족을 살해한 범인의 행적을 되짚어 가는 이야기다.

읽는 내내 글자를 모른다는 사실을 숨긴 까닭에 중형을 선고 받았던 소설 <더 리더>의 여주인공과 유니스가 겹쳐보인다.
문맹으로 산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짐작할 수도 없고 그 사실이 인격 형성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 지 알 수 없지만 범죄자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유니스가 가엾게 느껴졌다.

만약 유니스가 문맹이라는 사실을 밝히고 도움을 요청했다면 어떻게 됐을 지 생각해 본다.
유니스가 악인이 된 것이 모두 문맹때문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제대로 교육 받지 못하고 그날그날 위태롭게 살았던 그녀에게 사건의 촉매제가 됐던 조앤 스미스가 없었더라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됐을 것이다.

사건의 얽힌 사연을 쫓아가는 이야기지만 한 순간도 긴장을 끈을 놓을 수 없었고 이야기를 끝을 알고 있음에도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읽게 된다.
소설은 복간할 결심을 첫 번째로 하기에 충분한 이야기로 시리즈의 다음 이야기도 기다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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