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유성처럼 스러지는 모습을 지켜볼 운명이었다
미나토 쇼 지음, 황누리 옮김 / 필름(Feelm)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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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보드 선수로 올림픽에서 동메달까지 딴 토우야는 경기 중 부상으로 죽을 고비를 넘기고 살아났지만 트라우마로 더 이상 스노보드를 탈 수 없게 된다.
하루하루를 무의미하게 보내는 토우야였지만 먹는 즐거움을 향한 흥미를 잃지 않았기에 맛집 블로그인 ’리이의 맛있는 일기‘에 소개된 집을 찾아 다닌다.

그러던 어느 날 식당에서 우연히 만난 여자가 본인이 그 블로그의 주인 리이라고 말하며 한 달 정도의 식도락 여행을 제안한다.
제안을 거절하는 토우야에게 자신은 ’여명백식‘이라는 최근에 발견된 신종 희귀병에 걸렸다고 한다.
백 끼의 식사를 마친 후 죽음을 맞는 병에 걸린 리이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밝고 명랑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에 궁금증이 생겨 함께 여행을 시작한다.

죽을 고비를 넘긴 후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멋진 운동 선수와 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 미소녀의 운명적인 만남은 다음엔 어떤 일본 맛있는 음식을 소개할 지 기대감과 함께 둘의 관계에 어떤 변화가 생길 지 궁금해 하며 읽게 된다.
로맨스 소설에 익숙하지 않은 까닭에 처음에는 어린 아이들 장난같은 둘 사이와 죽음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듯한 모습이 어색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죽음이 가까워질수록 변화하는 둘의 관계와 리이가 남긴 일기를 읽을 때에는 지금까지 먹었던 음식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왔다.
마지막 엄마를 만나기 위해 찾아간 집에서 덤덤하게 식사를 마친 후 여명백식을 알리고 자신의 죽음을 이야기하는 장면에서는 부모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 함께 슬퍼하게 된다.

우리 모두는 “여명백식”이라고 정확한 기한이 정해진 건 아니지만 누구나 죽음을 맞게 된다.
리이는 아주 어린 나이에 정해진 날에 죽음을 맞게 되지만 담담한 모습으로 살아있는 동안 즐겁게 추억의 음식을 찾아나선다.
리이의 한끼한끼의 소중함이 지금을 사는 나에게 하루하루를 소중히 살아야한다고 말해주는 듯하다.
정해진 죽음 앞에서 행복하게 살것인가 한 없이 슬퍼하며 그 시간을 기다릴 것인가에 대한 답은 누구나 알 것이다.


<본 도서는 필름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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