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3편의 중단편이 실린 첫 소설집을 낸 작가는 2022년에 문윤성SF문학상 장편 부분에 대상을 수상했다.SF문학상을 받은 작가답게 실린 이야기는 모두 과학적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소설이다.타임머신이 등장하고 투시를 할 수 있는 초능력 소녀의 이야기와 세상을 구하는 강아지와 늑대인간이 나온다. <당기는 빛>속에 등장하는 타임머신은 육체가 과거나 미래의 어느 지점으로 이동하는 방식이 아닌 미래의 뇌를 현재 이식해 미래를 현재로 가져오는 방식의 타임머신이다.‘나’는 타임머신을 직접 경험하지만 별다른 이상을 느끼지 못하고 친구의 조문을 가게 되고 연구원이 쓰던 컴퓨터의 시차 때문에 친구의 죽음을 막을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된다. <내부 유령>속 ‘나’는 초심리학을 공부하기 위해 외국 유학까지 다녀왔지만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징역 1년의 실형을 살고 나온다.출소 후 투시력을 군사 목적으로 활용하고 싶어하는 정부의 일을 하게 되고 비밀 연구소에서 투시력이 있다는 초능력 소녀 영이를 관리하게 된다. <좋아하길 잘했어> 오랫동안 좋아하는 ‘수현’에게 고백하지도 못하고 친구의 편의점에서 일하고 있는 ‘나’는 스스로 현실도피 중이다.어느 날 수현은 우주 종말을 막을 방법은 개의 사랑을 우주에 가득 채우는 것이라고 말하며 강아지 복실이가 우주의 종말을 막을 것이라 믿으며 복실의 경호원인 늑대인간 은랑과 함께 살기 시작한다. 소설을 꽤나 어렵게 시간을 들여서 읽었다.잠깐 행간의 의미를 놓친 게 아닌가 싶어 다시 되돌아가 읽기를 여러 번 했다.아무 관련이 없을 것 같은 세 편의 이야기는 모두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한줌은 남아 있을 인간성, 인간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당기는 빛’ 속의 ‘나’는 오랫동안 연락하지 않고 지낸 대학 때 동아리 친구의 죽음을 타임머신의 열아홉 시간의 시차 때문에 막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안 순간 친구를 찾아 시위대 속으로 뛰어 들고 ‘내부 유령’ 속 ‘나’는 아무 상관없는 소녀의 자유를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미로 같은 복도를 걷고 ‘좋아하길 잘했어‘속의 ’나‘ 역시 믿지 못하면서도 복실을 위해 싸운다. 소설은 결론을 짓지 않고 끝난다.과연 친구의 죽음을 막을 수 있을지 영이는 무사히 자유를 얻을 수 있을지 개들의 사랑으로 우주의 종말을 막을 수 있을지 아무도 모른다.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안 될지도 모르는 일을 누군가를 위해 힘쓰고 그 것만으로 충분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꼭 해피앤딩이 아니여도 그걸로 됐지 싶다. <본 도서는 래빗홀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