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일 작가의 <첫사랑의 침공>은 제목 그대로 세상의 여러 가지 첫사랑에 관한 이야기 네 편이 들어있는 단폅집입니다.표제작인 ’첫사랑의 침공‘은 6년 전 스스로 외계인이라고 말하고 사라진 첫사랑 누나의 종족이 지구를 침공해 오자 예비군인 ’나‘는 누나가 타고온 외계선에 가까이 가기 위해 GP근무를 자원하게 됩니다.’세상 모든 노랑‘은 노란 색을 볼 수 없는 ‘영‘은 오랜 꿈이었던 화가를 포기하고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공부합니다.졸업을 앞두고 노란색을 테마로 한 졸업 작품을 남겨야 하는 영 앞에 노란색의 신, ‘랑’이 나타나고 랑의 손을 잡는 순간 세상의 노란색을 볼 수 있게 됩니다.’광화문 삼거리에서 북극을 가려면‘은 여섯 살에 아빠와 헤어져 보육원에서 지내게 된 ’서현‘은 열 살부터 생일날이면 광화문에서 아빠를 기다립니다.그리고 스무 살 생일에 지구를 멸망하게 해 달라는 소원을 빌게 되고 진짜 서현은 지구의 유일한 생존자로 남게 됩니다.’하와이안 오징어 볶음‘은 북한 갑첩인 ’민정‘은 6년 동안의 위장 결혼을 청산하고 도망치려는 순간 남편인 ’정훈‘은 사정도 모르고 민정을 따라 나섭니다.배신한 민정을 쫓는 북한군 요원과 속도 모르고 따라 나서는 정훈은 자꾸만 민정의 발목을 잡습니다.“소설을 쓸 때, 허구인 척하면서 제 이야기를 늘어놓습니다.”라고 말하는 작가의 소설은 외계인이 등장하고 노란색의 신, 간첩이 주인공이지만 어떤 첫사랑 이야기보다 사실적입니다.처음이라 서툴렀고 처음이라 다 고백하지 못한 첫사랑들이 소설 곳곳에 녹아 있습니다.미쳐 다 말하지 못했던 마음(첫사랑의 침공)과 사계절을 함께 보내며 즐겁고 행복하기도 했지만 서로의 행복을 빌어줘야 했던 첫사랑(세상의 모든 노랑)과 종족이 다르고 말이 통하지 않지만 무수한 시간의 인연으로 만나게 된 우리(광화문 삼거리에서 북극을 가려면),그리고 외계인이나 신보다도 더 어렵고 먼 존재인 북한 간첩과의 사랑(하와이안 오징어 볶음)까지 이야기는 세상에 존재하는 갖가지 첫사랑을 담고 있습니다.저에게 ‘첫사랑’이라는 단어는 아련하기도 하지만 서투름과 아쉬움이 공존하는 단어입니다.만약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사랑할 거고 조금은 너그럽게 그의 모습을 지켜보고 싶네요.너무나 사랑스럽지만 한편으로 다시 못 올 시절에 대한 그리움이 가득한 이야기 즐겁게 잘 읽었습니다.<안전가옥 골라먹는 로맨스 서평단에 선정되어 제공받은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