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을 만난 남자 친구와 헤어진 수진은 중학교 시절 3년을 함께 산 이모의 자살 소식에 서어리로 향한다.거대하고 영험한 물고기를 수호신으로 모시는 서어리는 서어호를 둘러싸고 있다.“호수 아래에, 물 밑에 잠겨 어신님과 한 몸”이 되고 싶다는 이모의 유언에 따라 유골이라도 서어호에 뿌려주려 했지만 유골함 안이 텅 비어있다.수진은 마을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호수로 향하고 거대한 무언가와 마주하게 된다.무언가를, 누군가를 믿지 않고는 도저히 살아갈 수 없을 때가 있다.텅 빈 마음을 어찌해야 할지 모를 때가 있다.믿음으로 하루하루를 버티는 나에게, 누군가에게 이 글이 잠깐이라도 닿을 수 있다면 좋겠다.(작가의 말 중에서)종교를 가져본 적이 없기에 보이지않는 존재를 믿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모르지만 수진의 이야기를 읽으며 무언가를 절실하게 믿는다는 게 어떤 기분인지 한참을 생각해 본다.그리고 작가의 말을 읽으며 요즘처럼 어지러운 세상에 굳건하기 믿을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건 축복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