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이 오사무x청춘>은 서른아홉이라는 젊은 나이에 스스로 생을 마감한 작가의 파란만장한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소설 열한 편과 2년에 걸쳐 쓴 에세이를 모은 작품집입니다.직접 경험한 일을 소재로 쓴 ‘사소설’을 주로 쓰는 작가로 알려진 탓에 그의 소설을 읽는내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픽션인지 궁금해하며 읽게 됩니다.누군가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의 소설 <그는 예전의 그가 아니다>는 집주인인 ‘나’는 무엇에 홀린 듯 일 년이 지나도록 세입자인 세이센에게 월세를 한 푼도 받지 못합니다.매번 결연한 결심을 하고 찾아가지만 빈손으로 돌아오는 ’나‘의 모습이 우습기도 하지만 읽는 내내 자신의 무능을 탓하고 고뇌하는 세이센이 다자이 오사무 본인이 아닌가 생각하게 됩니다.’요조‘라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어릿광대의 꽃>은 동반 자살을 기도했다 여자는 죽고 본인만 살아남은 다자이 오사무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특히나 주인공 이름이 ’부끄럼 많은 생애를 보냈습니다.‘라는 문장으로 유명한 작가의 대표작 <인간 실격>의 주인공과 이름이 같아 프리퀼 느낌의 작품입니다.<등롱>, <여학생>, <부끄러움>은 여성 화자가 주인공으로 여성 심리를 잘 다룬 작품들입니다.<여학생>은 열네 살 여학생의 하루의 일상을 서술한 이야기로 독자였던 아리아케 시즈가 보낸 일기를 토대로 한 작품이라 발표 당시 혹독한 비판을 받기도 했다고 합니다.특히 <부끄러움>은 사소설 형식의 이야기를 읽으며 모든 이야기가 작가의 실제 이야기로 착각하여 벌어진 해프닝을 다루고 있어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을 읽으며 느끼는 독자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습니다.마지막으로 실린 다자이 오사무의 에세이 <생각하는 갈대>를 읽으며 작가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는 느낌과 함께 그가 그토록 발간되는 걸 탐탁지 않아하던 서간집 이야기는 왠지 마음이 아팠습니다.대지주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여러 번 자살 시도를 하고 궁핍하게 살면서 아쿠타가와 상을 받기 위해 청탁 편지를 보내고 여러 사람에게 비굴하게 돈을 융통하기 위해 보냈던 편지가 서간집으로 나오고 나는 그 서간집을 읽고 소설을 더 찾아 읽었으니 참으로 아이러니합니다.“청춘”의 사전적 의미는 ‘새싹이 파랗게 돋아나는 봄철이라는 뜻으로, 십 대 후반에서 이십 대에 걸치는 인생의 젊은 나이 또는 그런 시절을 이르는 말’(네이버에서)입니다.대부분 나처럼 청춘을 한참 지나온 나이의 사람은 지나간 청춘을 그리워하고 좋았던 시절로 기억하지만 청춘의 한가운데를 지나는 젊은이들은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현실과 불안한 미래때문에 한없이 힘든 시절입니다.짧은 생을 살다간 다자이 오사무의 청춘을 읽으며 여러 번의 자살 시도까지 옹호할 수는 없지만 불안의 시대를 어렵게 살았던 그의 청춘이 조금은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우울한 다자이 오사무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청춘을 읽으며 그래도 즐거웠던 이유는 죽음을 안고 살아가면서도 한켠에 유쾌함을 간직한 탓이었습니다.두 작가의 청춘을 이해하고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소설집이었습니다.<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에서 진행한 서평이벤트에 당첨돼 북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