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타가와 류노스케×청춘 청춘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지음, 최고은 옮김 / 북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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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작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라쇼몽 효과라는 말의 유래가 된 소설 ’라쇼몽‘의 작가, 다자이 오사무가 그토록 받고 싶어하던 ’아쿠타가와 상‘의 장본인 정도가 다였습니다.
물론 그의 소설은 이번에 처음으로 읽게 되었구요.

모두 12편의 중,단편이 실린 소설집은 서른다섯이라는 짧은 생을 살다간 작가가 쓴 ’청춘‘을 테마로 한 소설집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왔지만 청춘만을 살다간 작가의 이야기라 할 수 있습니다.
이미 작가의 짧은 생을 알고 있던 까닭인지 소설 속 등장인물들의 이야기 속에서 죽음의 그림자가 느껴집니다.

첫 이야기 ’짝사랑‘은 친구에게 전해주는 이야기 형식의 소설로 짧은 소설이지만 그 시대만의 운치가 느껴집니다.
친구가 짝사랑했던 여자가 이름도 모르는 영화배우를 짝사랑했다는 이야기는 아이돌을 좋아하는 지금 시대와 별반 다르지 않아 우습기도 하네요.

’귤‘ 역시 짧은 이야기로 기차를 타고 이동하던 ’나‘는 초라한 모습의 소녀를 보게 됩니다.
소녀는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창문을 열려고 안간힘을 쓰다 건널목의 철조망 너머의 소년 셋에게 귤을 던져줍니다.
’나’는 아마도 그들이 고용살이 가는 누나를 배웅하러 나온 동생들이라는 생각을 하며 환한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열두 편의 소설 중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중편인 ‘갓파’입니다.
정신병원에 입원한 환자가 자신이 갔던 갓파 나라에게 겪은 일들을 들려주는 형식의 이야기로 사는 모습은 인간과 비슷하기도 하면서 전혀 다른 문화와 사상 등을 가진 갓파 나라를 빗대 당시의 사회를 비판하고 있습니다.

지진이 일어나고 폐허가 된 집터에서 들리는 ‘피아노’ 소리, 그림 ’늪지‘를 보며 걸작이라고 당당하게 말하고 ’신기루‘를 보기 위해 간 구게누마 해변를 걷는 모습 등 소설을 읽다보면 그 상황이 손에 잡힐 듯하고 풍경 또한 눈에 보이는 듯 그려집니다.

소설을 읽고 왜 그토록 다자이 오사무가 그를 기린 아쿠타가와 상을 받고 싶어 심사위원인 사토 하루오에게 청탁의 편지를 쓰게 됐는 지가 공감하게 됩니다.
100년을 건너 이제야 읽은 이야기지만 전혀 촌스럽지 않은 그의 이야기는 그 시절 청춘들이 느꼈을 불안과 암울함을 고스란히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작가의 다른 소설 특히 ’라쇼몽‘을 꼭 읽어보고 싶네요.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에서 진행한 서평이벤트에 당첨돼 북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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