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가장 새로운 이야기로의 가뿐한 귀환, 턴(TURN)은 한겨레출판과 리디가 공동 기획한 장르 소설 시리즈입니다. SF, 스릴러, 미스터리 등 다채로운 소설을 통해 이야기 본래의 재미와 가능성을 꿈꿉니다. 이야기의 불빛이 켜지면 새로운 세계에 도착합니다. 한계 없는 턴의 이야기는 계속됩니다.”대학 시절 동아리에서 만난 경주의 목소리에 반해 그 목소리로 부를 노래를 만들고 싶어 밴드까지 결성했던 선형은 이제는 공시생이다.9급 교육행정 국가직 최종 면접을 마친 저녁 삼촌의 부고 소식을 듣고 찾아간 장례식장에서 특별히 왕래가 없던 삼촌이 선형에게 오래된 건물을 물려 줬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선형이 삼촌의 물건을 정리하기 위해 찾아간 건물의 지하에서 뜻밖의 존재와 마주친다.사랑했던 이가 어느 순간 진짜 본인의 찌질한 모습을 드러낼 때의 절망은 어떤 단어로도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선형은 공시생이 되면서 꿈을 버렸지만 ‘파니’를 만나 새로운 꿈을 꾸게 된다.어쩜 선형은 경주라는 꿈에서 파니라는 꿈으로 옮겨간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문득 꿈과 사랑이라는 단어가 같은 뜻이구나 싶다.조예은 작가의 이야기는 여름에 읽어야 더 좋은 것 같다.일찍 시작한 올 여름의 더위를 잠시 잊을 만큼 오싹한 이야기는 괴이하지만 아름답고 아름답지만 괴이하다.소설을 읽는 내내 바다의 물비린 내와 함께 찰박이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