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라 작가의 환상문학 단편선 시리즈 세 번째가 출간된다.첫 번째 <아무도 모를 것이다>속 이야기들은 작가가 쓰는 소설의 근간을 알 수 있는 열 편의 이야기로 채워졌고 두 번째 <죽음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흔드는 환상 괴담’ 열 편이 들어있다.세 번째 단편집 <작은 종말> 역시 열 편의 단편이 실린 단편집으로 우선 세 편의 이야기가 실린 가제본을 읽어보았다.단편 ’지향‘은 국내 작가들이 쓴 퀴어문학 시리즈 큐큐쿼어단편선에 발표된 소설로 ’나‘와 같이 데모하는 사이인 ‘강’의 죽음 뒤 그를 기억하며 쓴 이야기다.’무르무란‘은 글로 기록되지 않은 시대의 이야기로 여자와 남자를 특별하게 구분 짓거나 역할을 나누지 않는 모습이다.그저 아이를 품은 엄마는 선조의 선조의 선조들이 바위 벽에 그림을 새긴 뜻을 이어 그림을 새길 뿐이다.마지막 ’개벽‘은 태초에 외계인이 지구를 평평하게 창조했다고 말하는 사이비에 속아 숯과 소금으로 자신을 돌보려 했던 남자의 이야기다.맛보기로 읽은 세 편의 이야기 중 현재의 우리 사회의 문제를 다룬 ’지향’과 ‘개벽’이 인상적이다.‘개벽’은 이미 출간된 다른 앤솔로지에서 읽었지만 다시 읽어도 마음이 짠하다.아내와 사별하고 결혼한 아들에게 짐이 되지 않는 방법은 건강하게 살다 마지막을 맞이하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사이비에 의탁하는 노인의 모습은 소설 속 이야기만이 아니기에 더 잔인하고 슬프다.‘지향’을 읽는 내내 우리가 규정 짓는 정상과 비정상에 대해 생각했다.우리의 언어 습관 중 ‘다름’과 ‘틀림’을 혼동해서 쓰는 것처럼 우리는 나와 다른 누군가를 틀리다고 말하고 있지 않은 지 곱씹어 보게 된다.본 책에 실린 나머지 이야기에서는 어떤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이야기 할 지 궁금해진다.<본 서평은 퍼플레인 출판사의 가제본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