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흔 살의 잔 할머니의 일기를 통해 시골에서 홀로 살아가는 노년의 일상을 엿볼 수 있었던 #체리토마토파이 의 작가 #베로니크드뷔르 의 새로운 소설입니다.이번 작품은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엄마가 50년 전 첫사랑을 다시 만나 사랑하는 모습을 딸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야기입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쓸쓸한 일상을 보내고 있던 일흔세 살의 엄마에게 첫사랑이자 실연의 아픔을 안겨줬던 남자에게 한 통의 편지가 날아옵니다.다시 재회한 두 사람은 멀리 떨어진 서로의 집을 오가기도 하고 가족들을 함께 만나기도 하며 조심스럽게 만남을 이어갑니다. 만약 내가 딸인 베로니크라면 엄마의 사랑을 진심으로 응원할 수 있을까 내내 생각하며 읽었습니다.아직 엄마의 나이는 멀었고 딸의 나이는 지났지만 쉽게 엄마의 사랑을 응원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아빠에 대한 의리(?)때문만이 아니라 점점 건강을 잃어가는 상대 때문에 고생하는 엄마를 보는 건 쉬운 일이 아닌 까닭에 더더욱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딸의 입장에서 쓴 이야기이기에 엄마가 나이 들어가는 첫사랑의 모습을 보는 기분이 어땠는지 알 수는 없습니다.하지만 한 번도 잊어본 적 없는 첫사랑을 만난 엄마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면 나이 따위는 잊고 그를 아끼고 사랑할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사랑은 누구에게 이해 받는 게 아닌 본인의 간절함이 중요한 것이니까요. 젊은이들의 연애처럼 역동적이거나 주도권 싸움을 하며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노년의 사랑을 보며 긴 시간 혼자 쓸쓸히 보내는 것보다 함께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우리는 누구나 노인이 되고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음에도 그들에게는 사랑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여기며 노인과 장애인의 사랑을 터부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베로니크가 들려주는 엄마의 이야기를 읽으며 다른 사람의 사랑을 있는 그대로 편견없이 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과연 나는 진짜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