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졸업하고 열정 페이라는 이름으로 인생을 갈아넣었던 회사를 도망치듯 퇴사하고 새로 얻은 가구 판매회사에서 6개월 간 무실적인 곰 사원은 출근하는 발걸음이 가볍지가 않다.월요일마다 열리는 실적 회의는 괴롭기만 하고 우수 사원인 오렌지 여우의 영업 실적이 부럽기만 하다.발품을 팔아 찾아간 고객은 계약서를 썼지만 변심해 취소하기도 하고 남편과 상담을 하러 온 새 고객은 자신도 사용할 식탁이지만 어떤 의견도 내지 못한다.혼자 사는 멧돼지 고객은 많은 찻잔들때문에 살림살이가 넘쳐 나지만 커다란 장식장을 산다.곰 사원은 여러 고객을 만나 실적을 쌓아가지만 큰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체 회사 생활을 이어나간다.인생 그림책 서른 세번째 “어쩌다 보니 가구를 팝니다.”는 생생한 가구 판매원의 직장 생활을 그리고 있다.보면서 작가가 직접 경험한 일이 아닌가 싶었는데 역시 작가의 자전적 경험을 담았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적성이나 꿈보다는 점수와 졸업 후 직업 선택을 염두해 두고 대학을 가고 있다.나 역시 20대에는 내가 하는 일이 진짜 내가 원하는 일인지도 꿈꾸던 삶인지 고민하지도 않고 직장을 다니고 한 달에 한 번 들어오는 월급에 만족하며 살았던 것 같다.서른 즈음에는 결혼을 하고 그냥 아들들 둘 키우는 게 내 일이다하고 살다 사십이 돼서야 진짜 내가 하고 싶던 공부를 시작했다.이런 말 하는 게 꼰대같지만 인생 급하게 살 필요없다.몇 년 또래보다 늦게 시작한다고 해서 큰 일따위는 일어나지 않는다.진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을 수 있다면 그 시간은 낭비가 아니라 내 미래를 위한 투자이다.어른들이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인생에서 내가 원하는 게 과연 무엇인가를 아는 게 제일 중요하다는 말은 믿어도 될 것이다.그림책을 보는 내내 나는 곰처럼 우직한 사람인지 오렌지 여우처럼 똑똑한 척하며 제 살을 깍아 먹는 사람인지 그것도 아니면 자신의 일을 즐길 줄 아는 개 사원을 닮은 사람인지 생각해 보게 된다.사람이 아닌 동물들로 표현된 등장인물들을 보며 나는 어떤 동물을 닮은 인간일까 생각해보는 것도 재미있다.거친 듯 그린 그림 속에서 팍팍한 사회 생활을 하는 곰 사원을 응원하게 되고 그가 만나는 손님들의 사정에 동조하며 읽게 된다.내 나이가 손님들의 사연과 점점 닮아가는 까닭에 가슴이 아려오기도 하지만 모든 젊은이들이 오랫동안 열리지 않은 문 안 쪽에서 기다리고 있을 진짜 꿈을 만날 수 있기를 기원한다.⭐️아직 자신의 길을 찾지 못했거나 찾은 길에 확신이 서지 않거나 현재의 생활이 힘든 모든이들에게 강력추천합니다.<길벗어린이 서포터즈 벗뜨리 1기 활동 중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