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하고 싶지 않았던 회사 회식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던 은정은 자기 또래 여자 둘이 사는 옆 집 앞에서 나이든 여자가 행패를 부리는 모습을 보게 된다.입에 담지못할 폭언을 하고 문짝을 걷어차던 그녀를 은정은 경찰에 신고하게 된다.그리고 다음 날 그 집에 살던 지수와 우연히 함께 집으로 올라가게 된 은정은 지수의 집 안에서 이상한 소리를 듣게 된다.소설 속 은정은 어린 시절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엄마가 돌아가시자 아버지의 타겟이 되어 목숨을 위협받게 된다.외삼촌의 도움으로 간신히 아버지에게서 도망치지만 그때마다 아버지는 은정을 찾아와 행패를 부린다.그런 아버지가 3년 전 세상을 뜨자 은정은 조금씩 안정된 생활을 하게 된다.소설 속에는 결혼하지 않은 여자에게 호의라는 이름으로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고도 그 잘못을 모르는 상사도 등장하고 자식을 소유물로 생각하고 자식의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하려다가 자신마저 파괴하는 엄마도 등장한다.우리는 소설 속이 아닌 현실에서도 남보다 못한 가족 이야기를 종종 듣게 된다.천륜이라는 매듭으로 꽁꽁 묶어 모두를 불행으로 몰아넣는 부모가 있다면 자식은 엉킨 사슬을 조심해서 풀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겠다.알렉산드로스대왕이 결단을 내려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잘라버린 것이 최선이었듯 아무리 가족이라도 나의 행복을 방해한다면 그 천륜의 매듭을 끊어버리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소설을 읽는 내내 나는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사랑하는 가족들을 힘들게 한 적은 없는가 반성하게 된다.‘단 한편의 이야기’를 깊게 호흡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위픽 시리즈 중 슬프고도 가슴 아픈 이야기라 오랫동안 생각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