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욕 - 바른 욕망
아사이 료 지음, 민경욱 옮김 / 리드비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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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인 히로키는 초등학생 아들이 학교가기를 거부하자 그 상황을 이해하기보다 점점 사회에서 멀어지다 끝내는 인생의 낙오자가 될까 걱정한다.
비밀을 간직한 듯한 나쓰키는 침구 전문점에 근무하며 주변 사람들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생활한다.
남자에 대한 트라우마로 힘든 대학생활을 하던 야에코는 대학축제 위원 활동을 계기로 다양한 사람들과 접촉하며 연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전혀 관계가 없을 것 같은 세 사람은 주말 한적한 주택가 공원에서 아동을 상대로 물놀이를 하며 신체 접촉을 시도한 사건의 용의자들과 연관이 돼 있다.
소아성애자로 체포된 남자들은 초등학교 기간제 교사, 국공립대학 재학생, 대형 식품 회사에 근무 회사원으로 지극히 평범한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단순히 공원에서 아이들과의 물놀이로만 보였던 행동은 초등학교 기간제 교사의 성매매 사실이 밝혀지면서 함께 있던 두 명도 사건의 공범으로 체포되어 수사를 받게 된다.

“정욕(正欲)_바른 욕망을 누가 정의할 수 있을까?”
소설이 끝을 향해 갈수록 스스로 질문을 던지며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스스로 관대하고 나름 깨어있는 사람이라고 말하지만 진짜 나는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람인가 생각해 보게 된다.
왜 그들은 진실을 끝까지 말하지 않았을까?
소수자 중의 소수자인 이상한 사람이 되기보다 범죄자가 되는 길을 택한 그들을 다 이해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그들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는 어렴풋이 짐작이 되기도 한다.
만약 진실이 밝혀졌을때 범죄자를 향한 비난보다 더한 조롱과 비난의 시선으로 흥미거리가 되는 고통을 맛봐야 했을 것이다.
특수한 욕구를 가졌지만 사회에 어떤 피해도 주지않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은 그들대로 존중받아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들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포용하기보다는 배척하고 웃음거리로 만들어 소비한다.

“어떤 욕구를 지닌 인간이라도 법률이 정한 선을 넘으면 벌을 받아야”(p359)하지만 그렇지않다면 어떤 인간이라도 벌을 줄 수 없는 것이다.
소설은 타인에게 어떤 위해도 가하지 않는 사람들을 다수에 속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다수파인 우리가 그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 지 깊이 생각해 보게 한다.
나에게는 피하고 싶은 문제작이 아닌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걸작이었다.


<본 도서는 리드비 출판사의 서평이벤트에 당첨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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