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하고 녹슬지 않는 위픽
이혁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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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자율주행 자동차 슈마허가 상용화된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소설은 현재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무관하지 않는 일들을 다루고 있다.
슈마허가 도로를 점령하고 있다면 가정에서는 무버라는 아동용 휠체어처럼 보이는 교육용 머신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슈마허의 사고율이 발표되면서 판매량이 지지부진해지고 회사의 재무 상황이 나빠지게 되자 대표인 세희는 개발자인 재호에게 사고 후 처리 비용을 줄이기 위한 극단의 조치를 요구한다.
피할 수 없는 사고라면 사고 대상들에 대한 가격표를 매겨 슈마허에게 입력시키는 방법으로 사고 후를 대비하게 한다.

학교 이사장인 영인은 어느 날 아이와 함께 찻길로 떨어지게 되고 아이와 노인의 가격 비교에 의해 영인이 사고를 당하게 된다.
뺑소니운전에 남편과 아들을 잃은 영인은 끝까지 사고의 진실을 알고 싶어하고 가격표 입력을 숨기고 싶은 회사와 두렵고 지리한 싸움을 시작한다.

한편 무버를 사용한 아이들은 학습능력은 향상되지만 무버의 사용 시간이 늘면서 걷지 않는 아이들이 등장하게 되고 세호의 아들 건주 역시 걷지 않게 된다.
세호의 아내는 아들의 무버 사용 시간을 줄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걷게 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하지만 아이와 사이만 멀어질 뿐이다.

“단 한편의 이야기”를 깊게 호흡하는 특별한 경험이라는 기치를 내건 시리즈의 소설들은 대부분 100페이지 안팎의 짧은 소설이 대부분이다.
이혁진 작가의 소설 ”단단하고 녹슬자 않는“은 200페이지 가까이 되는 이야기로 시리즈의 다른 이야기보다는 긴 편이다.

소설은 자율주향자동차가 사고를 피할 수 없을 때 어떤 선택이 옳은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노인보다 아이를 가난한 사람보다 부자를 선탁해야 옳다고 입력하지만 누구도 그 선택이 맞다고 자신할 수는 없을 것이다.
소설을 읽는 내내 슈마허에 입력된 가격표에 찬성할 수 없다가도 그 선택을 이해할 수 밖에 없는 내가 이상한 가 싶다가 만약 사고의 당사자가 내가 된다면 그 모든 결정을 이해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된다.

영인이 대세가 된 슈마허를 상대로 싸울 수 밖에 없었던 이유와 건주를 걷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며 우리 삶에 의미인 사랑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렇지만 그 사랑이 아무리 “단단하고 녹슬지 않는”다 해도 소설 속 선택들이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기에 한편으론 무섭고도 두렵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로 읽고 자유롭게 느낌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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