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만 열리는 카페 도도
시메노 나기 지음, 장민주 옮김 / 더퀘스트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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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나 흔히 있는 주택가 골목길 막다른 곳에 울창한 나무들에 둘러쌓인 덕에 도시의 소음으로부터 떨어져 고요하고 비밀스러운 카페 “도도”가 있다.
소로리라는 카페 주인은 느긋하게 커피를 내리고 딱히 정해진 메뉴없이 찾아오는 손님 맞춤으로 찬찬히 음식을 준비해 대접한다

소설은 밤에만 열리는 1인 전용 카페 도도에 찾아오는 5명의 여성 손님들의 이야기다.
코로나 이후 재택 근무가 늘어나면서 번역가 가에는 현실이 아닌 SNS에 빠져 자기계발에 힘쓰지만 어느 순간 한계에 다다르게 된다.
결혼을 하면 남편의 성을 따라야 하는 문제로 남자친구와 혼인 신고를 하지 않고 함께 사는 세라는 남자 친구가 자신이 하는 일을 소중히 생각하지 않는다는 느낌에 서운하기만 하다.

열심히 직장 생활을 하고 있지만 코로나로 인해 과로를 할 수 밖에 없는 사요코는 휴식이 필요하다.
미용사로 일하는 아야카는 실력은 인정받고 있지만 과도한 방역 수칙과 진상을 부리는 손님들때문에 속상할 때가 많다.
디자이너 무쓰코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새로운 디자인을 창조해 내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코로나가 온 나라를 휩쓸때 우리 역시 여행은 꿈도 꿀 수 없었고 자유롭게 외출도 하지 못했고 누군가를 만나는 것도 두려워했다.
소설은 코로나 팬더믹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등장인물들의 상황과 고민을 이해하고 공감하게 된다.

나이도 직업도 모두 다른 다섯 명의 여성들은 소로리가 이끄는 데로 카페에 들어가 음료를 마시고 음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하고 기운을 차려 카페를 나선다.
소로리는 고민이 있는 손님에게 특별한 해법을 제시하거나 충고하지 않는다.
그저 손님들의 상황에 맞는 적절한 음식을 내놓을 뿐이다.

우리는 사실 누구보다 스스로의 고민이나 문제를 잘 알고 있고 해결책도 잘 알고 있다.
그래도 누군가에게 자신의 사정을 이야기하고 공감을 얻고 자신이 내린 해답을 확인 받고 싶어한다.
카페 도도를 찾은 손님들 역시 누구보다 자신의 처지를 잘 알고 있고 자신이 안고 있는 문제의 해답도 이미 알고 있다.

소로리가 대접하는 음식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며 휴식을 취하고 소로리가 건네는 따듯한 한 마디의 말에 힘을 얻을 뿐이다.
충고하기는 쉽지만 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20대에서 60대의 다양한 연령층의 여성들의 고민이 동떨어진 소설 속 이야기가 아니라 누구나 한 번쯤 현실에서 겪었음직한 일이라 더 공감이 된다.
일본에서는 속편도 출간돼 사랑을 받고 있다는 데 우리나라에도 얼른 번역돼 도도 카페의 다음 이야기도 읽을 수 있으면 좋겠다.


<도서는 더퀘스트 출판사에서 선물 받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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