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 휴대전화의 사진첩에 꽃 사진이 가득하게 됐습니다.꽃집에서 파는 크고 화려한 꽃도 좋지만 고개를 숙여 자세히 봐야 보이는 작은 봄꽃도 좋아졌습니다.일러스트레이터와 니들 펠트 공예가로 활동했던 작가의 첫 번째 그림책인 “꽃들의 속삭임”입니다.단순한 색상의 연필로 그린 그림 속 꽃들은 어떤 화려한 빛깔의 꽃보다 순수하고 아름답게 보입니다.꽃은 번식을 위해 여러가지 방법을 쓰지만 가장 많이 알려진 방법은 벌을 이용한 수분일 것입니다.벌은 꽃에게서 달콤한 꿀을 얻고 꽃은 벌 덕분에 씨앗을 만들어 더 많은 꽃을 피울 수 있게 됩니다.그림책은 단순히 벌과 꽃의 공생 관계를 알려주는 데 그치지 않고 꽃들이 저마다 들려주는 목소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몇 송이 꽃만이 외로이 살고 있던 풀밭에 어느 날 아기 호박벌이 도착하고 꽃들은 아기 호박벌을 다정하게 맞이하며 “베아트리체”라는 이름도 지어줍니다.시간이 지나 베아트리체가 날 수 있게 되자 꽃들은 자신들의 말을 가르쳐줍니다.아침 인사를 나눌 때, 고마운 마음을 전할 때,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알려줍니다.그림책은 곤충과 식물의 관계를 설명하는데서 멈추지 않고 꽃마다 붙여진 ‘꽃말’을 자연스럽게 알려줍니다.수선화의 꽃말은 희망이고, 튤립의 꽃말은 사랑의 맹세고, 수레국화의 꽃말은 우정이랍니다.누군가에게 다정한 말을 건네는 건 용기가 필요할 수도 있지만 한 번 건넨 다정한 말은 다시 나에게 감사의 말로 돌아오기도 한답니다.특히 마지막 페이지에 실린 “꽃이 품은 말, 꽃말”에 소개된 꽃을 그림책 안에서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많은 수고가 들어간 그림과 다정한 꽃말들을 찾아보며 저는 행운과 행복을 주는 은방울꽃을 선물 받고 싶어졌습니다.<본 그림책은 라임 출판사에서 진행한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받은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