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에센셜 다자이 오사무 (무선 보급판) 디 에센셜 에디션 3
다자이 오사무 지음, 유숙자.김춘미 옮김 / 민음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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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의 서한집을 읽고 그의 다른 글도 읽고 싶어져 2년 전 친구에게 생일 선물로 받은 <다자이 오사무 디 에센셜>을 꺼냈다.
9편의 소설x에세이가 실린 책 속에는 서한집에도 언급된 #비용의아내 도 포함되어 있다.

오래전 #인간실격 을 읽으며 작가가 주인공 요조의 입을 빌려 부잣집 도련님이 응석을 부리는 소설쯤으로 치부했던 기억이 있다.
서한집을 읽고 다시 읽은 그의 글에서는 가족과 의절하고 늘 곤궁한 상태에서 돈을 빌리기 위해 수많은편지를 써야 했던 젊은 다자이 오사무의 절망이 그대로 전해진다.

다자이 오사무의 생일이자 그의 시신이 발견된 #6월19일 을 제목으로 한 짧은 글에서 자신의 평범한 출생에 불만스러워하는 작가를 볼 수 있다.
#여치 는 가난한 화가 남편이 이름이 알려지면서 타락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아내의 이야기는 작가가 자신의 글로 돈을 벌며 스스로를 경계하기 위해 쓴 소설이라고 한다.

가장 인상적인 소설은 #비용의아내 로 대책없는 남편 오타니와 아내 삿짱의 이야기는 비슷한 시기의 우리나라 작가의 단편을 읽은 듯한 기분이 든다.
그리고 마지막 삿짱이 내뱉는 말은 작가 스스로 본인과 우리에게 남기는 말 같아 마음이 아프다.

“비인간인들 뭐 어때서요? 우린, 살아 있기만 하면 돼요!”(p133)

우리는 문학작품을 보며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하곤 한다.
서한집 한권으로 그의 생을 다 알 수는 없었지만 만약 서한집을 읽지 않고 그의 글을 읽었다면 여전히 혼자 죽을 용기도 없어 여러 번 여자와 동반 자살을 시도한 나약한 작가로만 기억했을 것이다.
그의 생을 조금이라도 들여다보고 읽은 소설은 전혀 다르게 다가온다.
죽고 싶을 만큼 힘들었어도 살아 남아서 딸들이 작가가 되는 모습도 보고 좋은 글도 더 남겼으면 좋았을텐데 하며 작가의 다른 책들도 기웃거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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