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F 스위치를 끄다 정원 그림책
사비에르 살로모 지음 / 봄의정원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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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한포기 나무 한 그루 없는 황량한 길을 낡은 옷을 입은 아이가 엘크를 타고 흙먼지를 일으키며 걸오는 강렬한 표지의 <OFF 스위치를 끄다>는 글자가 없는 그림책입니다.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는 아이와 엘크는 길도 없고 살아있는 것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곳을 걸어 갑니다.

아이는 검은 하늘과 똑같은 연기를 뿜어내는 커다란 굴뚝 앞에 다다라 빨간 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그 곳에는 복잡한 기계만이 가득할 뿐 아무도 보이지않습니다.
아이는 곧장 빨간 스위치 앞으로 다가가 스위치를 내립니다.
그리고 아무도 없는 그 곳에서 엘크와 잠이 듭니다.

아이가 잠든 사이 어디서 시작된지 모를 나무 덩쿨이 자라기 시작하고 깊은 잠에서 깨어났을 때는 온통 초록빛 나무들이 가득했습니다.
아이는 다시 엘크를 타고 새로 생긴 숲을 지나 또 다른 굴뚝을 찾아 떠납니다.

글자 없는 그림책이니 검은 연기를 뿜는 그 곳을 원자력 발전소로 볼 수도 있고 화석연료를 태우는 발전소로 볼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쉴새 없이 가동되는 공장 굴뚝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어떤 이름을 붙여도 그 곳이 자연을 파괴하고 지구의 온도를 높이는 역할을 하는 그런 곳일 겁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탈원전을 목표로 했다 대통령이 바뀌면서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에서 RE100을 모르면 또 어떤가라고 말하는 정치인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원자력은 싼 에너지 공급원처럼 보이지만 그만큼 많은 위험과 문제를 안고 있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당장의 이익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있지요.

글자 없는 그림책이지만 휙휙 넘길 수가 없었습니다.
그림 속 아이가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되지않게 하기 위해서 우리가 어떤 준비를 해야하고 어떤 일들을 실천해야 하는 지 오래 오래 생각하게 됩니다.
하늘 끝까지 닿은 굴뚝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가 그림책 속 허구가 아닌 현실의 이야기라 더 무섭고 두렵습니다.
부디 우리 아이들이 스위치를 내리기 위해 먼 길을 헤메지 않기만을 바라며 그 것은 우리의 노력 여하에 따른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겠습니다.


<채성모의 손의 잡히는 독서에서 진행한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봄의 정원 출판사에서 제공 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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